국내산행기
정기토요산행기
[1693회] 설악산
2016.06.07 Views 57 총무
• 산행일: 2016. 6월 4일(토)
• 산행지: 설악산
• 산행시간: 8시간
• 안내: 허진
• 참석인원: 최태경, 홍사룡, 이정수, 부길만, 장정화, 채호기, 김유영, 박경미, 김호중, 허진, 박찬익, 신응섭, 강주연, 박연 외 3명 (총 17명)
• 저녁만찬: 홍사룡
설악산의 맏형, 대청봉에서 무아지경으로
- 박경미
28인승 리무진, 차종불문하고 리무진이 좋더라.
17인이 숨바꼭질 하듯 여기저기 흩어져 수면과 사색에 빠진다.
3일간의 연휴 첫날이라 도로 위의 자동차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그러나 노프라블럼 왜냐면 우리는 넓고 안락한 리무진이거든요.
예정보다 2시간 정도 늦게 한계령 휴게소에 내린다.
시작부터 소설 속의 복선처럼 늘어선 계단의 끝이 안 보인다. 그러거나 말거나 희희낙락 오른다.
여정 내내 누군가의 배낭에서 무언가가 계속 쏟아져 나온다. 배출한 체액과 에너지를 리필 한다.
오를수록 산의 주름이 늘어난다. 거대한 아코디언처럼 겹겹이 싸여간다.
저 멀리 저 끝은 하늘인지 바다인지 나는 모르겠다. 누군가가 양양의 바다라 한다. 학생시절,
지리 선생님 애제자였을까, 혹은 지리 귀신?
저 앞 오른쪽의 봉우리는 귀때기봉, 발밑 저 아래에는 봉정암, 저 앞쪽 멀리 보이는 것이 울산바위란다.
나는 여전히 식별, 인지 불가다. 내겐 이것도 저것도 모두 똑같은 바위요, 봉우리다.
와, 오늘도 산속 한정식집이다.
누군가가 제안한다. 반찬 한 가지 이상 가져오면 페널티 주자고.
난 반대! 맛있는 것들 많이많이 가져 오십시오. 식도락에의 탐닉, 행복하니까요.
이번 산행 안내자이신 허 진 사장님이 “6시 이전 하산, 온천욕 제공”의 미션과 당근을 제안한다.
공짜에 눈먼 내 욕심에 정직한 다리가 저항한다. 쥐가 난다. 한계령 휴게소의 그 아득한 계단의 복선이 이것이었나....... 아, 이 무슨 체면 손상이람.
홍사룡 회장님, 놀림거리 또 하나 득템 하시네.
나는 이렇게 루저가 되고.
대망의 대청봉.
당겨 든 ‘축 고희’ 플래카드와 대청봉 정상 표지석을 배경으로 꽃목걸이의 하와이언이 된 홍사룡 회장님과 이정수 상무님, 생신 축하 합니다!
5km가 넘는 대청봉~오색주차장의 급경사.
진실로진실로 무심하게 박혀 있는 돌계단을 하염없이 내려간다. 그저 관성의 법칙에 몸을 맡긴다. 나의 다리는 나의 다리가 아니다. 나의 통제를 벗어나 제멋대로 춤을 춘다.
3년 전의 기억에 의하면 물이 보이고도 한참을 내려가야 하는데 아무리 귀를 세워도 물소리가 없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프로도와 샘이 용암 속에 잠길 찰나에 그들을 들어 올려 훨훨 날던 바람의 왕 ‘과이히르’는 나를 모르겠지.
어, 어! 기억속의 마지막 나무 계단이다. 내 입을 통하여 그러나 내 의식을 거치지 않은 무엇인지 내 자신도 모르는 노랫가락이 흘러나온다.
에헤야 디야~ 주차장이다.
눈물이 나오려 한다. 일행이 없다면 어쩜 펑펑 울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김호중 님과 강주연 님이 옆에 있다. 진한 동지애를 느끼며 세찬 하이파이브를 한다. “위아 더 팀.”
미션 완수 실패.
온천욕이 짓궂은 웃음으로 달아난다.
그러나 슬플 이유 없죠. 또 다른 써프라이즈가 있으니까. 멧돼지, 더덕구이와 곤드레 돌솥 밥이 환영한다.
8.5시간의 대장정이 해피벌쓰데이투유의 폭죽과 함께 끝을 맺는다.
P.S. 어오우! 깜박 잊었다, 생일빵을. 엎어놓고 등짝을 두들기는 재미를 놓쳤다.
하는 수 없지. 홍사룡 회장님이 내신 밥값으로 상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