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정기토요산행기
[1673회] 청계산
2016.01.18 Views 36 총무
• 산행일: 2016. 1월 16일(토) 오후 13시 30분
• 모임장소: 과천서울대공원역 3번 출구
• 산행지: 청계산
• 산행시간: 4시간
• 안내: 박연
• 참석인원: 최태경, 천승배, 박선진, 김현호, 이정일, 부길만, 허영심, 채호기, 박경미, 허진, 신응섭, 박연 (총 12명)
• 저녁만찬: 허진(감사합니다~~)
청계산 산행기 - 박경미-
사유(思惟)하는 청계산
세 아이의 엄마로서 나의 주말은 언제나 가족과 공유되는 시간이었다.
아이스 스케이트, 자전거, 볼링 같은 홀로 하는 스포츠는 꽤 즐겼으나, 교복 입던 시절
체육시간은 너무나 싫었다. 체육 실기는 거의 언제나 20점 이상 평점 이하였다. 누군들 예상했을까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만의 산행으로 행복한 주말을 보내리라고.
경사지를 오를 땐 나도 모르게 외친다. ‘힘들어.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다리가 말을 안 들어.’ 경사지를 내려올 때는 긴장한 다리가 쥐가 날 지경이다. 나는 생각한다. 이 상황이 그 옛날의 체육수업이라면 낙제를 선택했을지도 모른다고. 그럼에도 여전히 산을 오르는 연유는 무엇인가. 수없는 질문은 ‘우리는 자연이다’로 끝난다. 발끝의 흙냄새와 숲속의 온갖 향기에 후각은 평온으로 화답하고, 산속의 작은 생명들의 속삭임과 동행하는 분들의 주제를 망라한 이야기는 단조로운 생활에 왕성한 원기를 더한다.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들이, 하늘이, 바다가, 다양한 채도의 초록들이, 빨강 노랑 보라 분홍의 꽃잎들이 흑백의 지면(紙面)에 지친 눈을 빛나게 한다. 2016년, 대변혁이 일어난 나의 미각; 하산 후에 도무지 음식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던 혀가, 식도가, 위가 전신(全身)의 부분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한다. 그리 힘들어 하면서도 산을 오르는 이유를 몸은 알았다. 때로는 육신이 정신을 앞선다.
청계산 매봉의 전망대 벤치에 앉은 12명이 박연 총무님의 떡과 채호기 교수님의 계란으로 소모한 열량을 보충함과 동시에 혀의 미각을 즐긴다. 오랜만에 뵙는 천승배 회장님은 언제나 젠틀맨의 풍모다. 매봉에서 능선을 따라 안정된 호흡으로 이수봉을 향한다. 지난 일본 다이센 산행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으로 함께하지 못 한 나를 슬프게 하는 :) 부길만 교수님.
신나는 발걸음 앞에 난데없이 등장하는 기로(岐路). 이정일 회장님을 선두로 한 ‘정도파’와 ‘쉽게 가자파’의 두 그룹으로 나뉜다. 나는 ‘쉽게 가자파’ 소속이다. 낙엽 카펫을 사뿐히 즈려밟고 샤방샤방 걸어 온 쉬운 길의 끝은 기로의 그 오르막을 능가하는 급경사다. ‘배신자의 말로’라고 자책하는 허영심 이사님, 그저 껄껄 웃어넘기는 최태경 회장님. 난 그저 고지를 향하여 묵묵히 걷는다. 말하면 더 힘드니까. 뒤에서 김현호 사장님의 패기 넘치는 청년의 발자국 소리가 이어진다. 이수봉에서 옛골까지는 고운 흙길에 발바닥의 감촉이 달콤하다.
옛골의 그 많은 음식점들은 어떻게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을까라는 잠시 동안의 주제넘은 생각에 어느덧 일행을 따라 들어간 규모가 제법 큰 비닐하우스 음식점이다. 나는 야채샐러드 킬러다. 오늘은 오리 킬러까지 자처한다. 신응섭 사장님, 오리 구워 내느라 식사는 제대로 하셨는지. 이번 달에 2권의 신간 출간 기념으로 저녁식사를 대접하시는 허진 사장님. 함께하는 산행 의리 플러스 맛있는 저녁식사 대접 받았으니 그의 책들이 대박나길 마음 가득 소원한다. 약속이 있어 먼저 일어나시는 박선진 사장님, 다음엔 산행 후 약속 잡지 마세요. :) 온몸의 한바탕 노고와 멋진 분들과의 시공(時空) 공유는 무기력한 나의 심신과 사유(思惟)를 일깨운다....... 인연되어 함께하는 출판인 산악회 회원 여러분 모두 모두 건강한 심신으로 행복한 2016년 즐기시길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