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정기토요산행기
[1654회] 대암산 용늪
2015.09.07 Views 43 총무
• 모임장소: 합정역 1번출구
• 산행지: 대암산 용늪
• 산행시간: 5시간
• 안내: 홍사룡
• 참석인원: 강주연, 김경미, 김성자, 김유영, 김한결, 김현호, 김호중, 박경미, 박선진, 박연, 박찬익, 부길만, 서계옥, 오상환, 윤양미, 이동준, 이석범, 이정수, 이정일, 임순재, 장정옥, 정민영, 채호기, 천승배, 최태경, 허영심, 허진, 허창성, 홍사룡, 황성자, 외부인사 9명 (총 39명)
• 저녁만찬: 홍사룡
대암산 용늪 산행기 -- 박경미
세상에서 제일 무겁다는 눈꺼풀과 격렬한 전쟁을 치른다.
일단 승리 후엔 물 찬 제비처럼 새벽 공기를 가르며 배낭을 챙긴다.
집결지 합정역에는 대암산행의 대형 버스가 39명의 대인구를 기다린다.
탑승 예정 전원의 도착 확인과 함께 우리의 버스는 출발이다. 아주 잠시 후 박연 총무님이 용수철마냥 튀어 나간다. 버스가 멈춘다. 그리고 또 아주 잠시 후 임순재 부회장님이 버스에 오른다. 잠시 버스를 이탈한 그 찰나에 우리는 그를 버리고 :) 가려 했다. 십리는커녕 반리도 못 가서 발병 날 뻔했던 아침 해프닝은 임순재 부회장님 무죄, 디지털시계의 59초를 보지 못한 버스 유죄다.
반포대교와 천호동에서 합류하는 회원들의 탑승 후 버스는 가속 페달을 밟는다. 가평 휴게소에 이른다. 맞춤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하지만 이른 시간인지라 식도가 열리지 않는다. 도시락 준비에 분주했을 총무님들께 미안함이 마음 가득이다. 버스에 오르니 어여쁜 공주 장정화 회원께서 카페라떼를 나눠주신다. 도시락대신 에너지원 확보다. 쌩큐, 미즈 장!
수면 부족으로 눈 밑 다크 써클은 너구리를 능가하지만 머리는 대암산 용늪만큼이나 청정지역이다. 잔뜩 머금은 수분으로 초록 잎들은 싱싱한 풀냄새를 무상 방출하고 우리는 그들이 방출한 고순도 산소를 무상 호흡한다.
=무엇 때문에 어쭈구리의 그때 그 물고기는 9리나 달려 왔을까? 그 옛날 대암산 늪에 쉬었다던 그 용은 승천에 성공하여 지금은 저 하늘에 살고 있을까? 4,500년 동안 무방부제 미라로 보존되어 온 용늪 이탄층의 식물들은 영화 속의 이집트 미라처럼 깨어나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을까?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제비동자꽃은 살아남아 우리의 아들의 아들들 기억 속에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좁은 산길을 따라 일렬종대 속에서 반자동으로 걷는다. 한참 걷다 보니 대열은 흐트러지고 이정일 회장님이 성큼성큼 오신다. 출판업 종사자는 사업적 수단과 양서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 출판이든 산행이든 힘든 시기는 있기 마련임에 그때마다 ‘뚝심’으로 버티라 하신다. 그러노라면 단발성의 베스트셀러 북이 아닌 스테디셀러의 좋은 책도 나오고 산 정상에도 오른다 하신다.
출판인 산악회원 여러분, 좋은 책 많이많이 만들고 파세요!
어느덧 용늪 안내소-너래 바위-어주구리-밥상 바위를 지나 점심식사를 한다. 역시 임원진이 준비한 떡이다. 어느 떡집 어느 누구의 정성인지 떡 맛이 최고다. 인심들이 좋다. 여기저기서 배, 포도, 복숭아 등의 음식이 논스톱으로 배달된다. 산신교 교주이신 허창성 고문님은 사탕으로 포교 활동을 하신다. 온화한 미소에 이끌린 새로운 신도가 오늘 하루 만에도 수십 명을 넘길 것이다. 오상환 회장님은 홀로 피 끓는 청년이시다. 반바지 차림이시다. 날벌레들이 많기에 선심 쓰듯 내놓은 벌레물림 약을 거절하신다. 물린 데가 없어 노쌩큐라 하신다. 왕모기 한 마리 나와 오 회장님 다리 ‘앙’ 물어 버려야 하는데. :)
멀리 내려다보이는 큰 용늪을 전망대에 서서 해설가의 해설을 듣는다. 말로만 하는 이탄층의 생태학적 가치 설명은 명강의는 아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다. 흔하디흔한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같은 시각 자료의 부재에 아쉬움과 안타까운 심정으로 대암산을 향한다. 갖가지의 야생화가 산길 양옆으로 펼쳐진다. ‘미확인 지뢰’ 표지판도 야생화만큼이나 여기저기 서 있다. 어린 시절 내게 보라색 꽃은 도라지꽃과 제비꽃이 전부였고 교복 입던 시절에 라벤더의 보라가 더해졌을 뿐이다. 그러나 오늘 대암산에는 용담, 금강초롱, 투구꽃 등 보랏빛 꽃투성이다.
기상청의 예보대로 비가 내린다. 각자 준비한 비옷을 입고 하산한다. 애초 계획보다 1시간 정도 빠르다. 인제 군청 부근의 ‘50년 전통 남북 면옥’으로 이동한다. 이동 차량 안에 신방(神房)을 개업한 허영심 이사님의 이름 점괘들에 폭소가 그치지 않는다.
‘남북면옥’은 100% 메밀의 막국수와 수육이 주 메뉴이다. 옥수수 막걸리, 맥주와 소주로 신이 난 주당:)들은 박찬익 부회장님이 가져온 1,000병 한정 중국 건국 100주년 기념주인 58도 고량주에 흥이 하늘을 찌른다. 역대 회장님들의 덕담이 쏟아진다. 특별히 최태경 회장님은 전 회원들에게 식당내의 모든 메뉴를 섭렵하라고 독려하신다. 회원들의 무사 산행에 소년 같은 홍사룡 회장님이 저녁식사비를 쾌척하신다. 배도 부르고 알코올기도 오르고 기분도 최고조로 오른다. 모두의 입 꼬리가 눈으로 향한다.
버스는 다시 가평 휴게소를 거쳐 천호동, 반포대교와 합정동에서 정차한다. 반포에서 5인이 하차한다. 근처의 A Twosome Place에서 이정일 회장님으로부터 키위 바나나 쥬스를 대접받는다. ‘유종의 미’다. 새벽 눈꺼풀에 굴하지 않은 나를 스스로 칭찬한다.
굿바이 에브리원. 씨유 쑨 어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