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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회] 청계산 산행기
2014.07.02 Views 16 황성자
장소 : 청계산
참석 : 박종관, 최태경, 고영수, 부길만, 황성자 (5명)
날씨 : 맑음,간간히 빗방울
♥청춘이란....




















모처럼 이른 산행 길, 어느새 새벽은 어둠을 걷어가고 주변이 하얗게 사위어 간다.
청계산을 향해 달려가는 동편 하늘가에 터지는 햇살이 오묘하다.
박회장님을 비롯한 최태경회장님, 고영수 회장님, 부길만 교수님과 청계산 입구에서 만나
김밥으로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해결한다.
이른 아침이라 시간도 넉넉하니 오늘은 힐링 산행으로 테마를 정해 본다.
후드득 나뭇가지를 스치며 날아오르는 새 한 마리, 청아한 울음소리가 숲 속으로 스며든다.
피톤치드 향내 가득한 숲길, 이따금씩 머리위로 ‘툭’ 떨어지는 이슬방울, 촉촉히 물기를 머금은 나무둥치에 이끼가 피어 오른다.
인생을 참 맛깔나게 사시는 최태경 회장님의 여행담에 취해 걷는다.
국토종단은 물론이고 해외곳곳 그리고 산티아고 성지순례까지 도보로 완주하신 터질듯한 열정과 넘치는 에너지는 열혈청년도 울고 갈 정도다.
엄청 부럽다(부러우면 지는거라 했지만 그래도 무쟈게 부럽다 ㅋ~)
참고로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각국의 맛 집, 술집, 카페,
아름다운 장소 등은 물론이고 야생화나 기타 모든 정보가 수록된 파워 블로그를 보는 듯 하다.
박회장님은 이 쉬운 산행 길도 엄청나게 벅차신 모양이다.
낯빛이 타 들어 가는 듯 힘겨워 하신다.
오늘의 산행 안내는 고영수 회장님이시다. 진달래 길이라는데 걷다 보니 길 자체가
행복이고 힐링이다. 청계산을 여러번 올랐어도 이 길은 처음이다.
아기자기 황토 흙 길에 빼곡히 들어찬 나무들, 서울시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까지 있는 다정하고 섬세한 길이다.
감성이 충만하신 고영수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언어자체가 시 이시다.
수많은 시를 암송하시는데 그 중 들려주신 청춘이란 시가 울림이 있어 남겨본다.
이리도 긴 시를 암송하시다니…….
사무엘 울만
-청춘-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미의 용모,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손발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의 청신함을 말한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도 70세의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읽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려가지만
열정을 잃으면 마음이 시든다
고뇌, 공포, 실망에 의해서 기력은 땅에 떨어지고
정신은 먼지가 된다
70세든 60세든 인간의 가슴에는
경이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애와 같은 미지에 대한 탐구성,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다
그대에게도 나에게도 마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우체국이 있다
인간과 하느님으로부터 아름다움,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그대는 젊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아이러니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혀질 때
20세라 할지라도 인간은 늙는다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와우! 짝짝짝…
♥소문만 내실 거죠~~
급하게 가도 천천히 가도 목적지에는 언제간 도달할 것이다.
충분히 쉬고 충분히 대화하며 푸짐하게 간식도 챙겨 먹는다.
이른 시간인데다 등산객들도 없어 휴식을 취하기엔 그만이다.
산행 시작부터 최회장님께서 뽀뽀길이 있다셨는데 설마~~
그렇다고 뭐 뽀뽀를 할 작정은 아니고 궁금하단 말이다.
대체 어찌 생겨먹었는지^^
정작 아무 생각이 없는 난 계속 파트너가 바뀌면서 누구랑 뽀뽀를 할 것인지 회장님들의
짖궂은 장난에 실소가 터졌다.
A-"난 소문만 낼 거야"
B-"소문만 내실 거죠? 그러면 억울하잖아요. 아무 짓도 안하고 소문만 나면....."
C-"회장님들끼리 하세요 ㅋㅋㅋ"
생각 없이 걷다 보니 오호! 있다 정말로 이정표에 입맞춤 길...
박회장님 `에이` 이정표에 대고 입술도장 찍으신다.
♥ 맨발로 걸어보자
폭신하고 부드러운 흙 길이 이어진다. 부교수님, 박회장님, 나 셋은 맨발로 걷기로 한다.
혹여 유리조각이 있을까 파상풍이 걱정 되었지만 조심스레 걸어 보기로 한다.
처음엔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따갑고 불편하더니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놀랍게도
환경에 적응해 가는 발바닥, 그사이 막이라도 하나 생긴 것처럼 걷기가 수월해졌다.
맨친들(맨발의 친구들)만 인증샷 하라는 최회장님, 슬며시 렌즈 안에 얼굴을 담으려시는 고회장님을 구박하신다.
그래도 일단 성공이다.
고회장님도 맨친들과 카메라 렌즈에 나란히 담아졌다.
남은 간식과 흑초 물을 다 털어먹는다.
비다. 비가 쏟아진다. 소나기 같긴 한데 서둘러 밤 골로 하산한다.
밤나무 숲을 지나며 남자분들 그냥 지나칠 리 없다.
밤꽃 향이 어쨌다고…… 워낙 일찍 시작한 산행에 산책 삼아 걸은 길이라 운동량이 다들 성에 안 차시는 모양이다.
오늘 점심은 고회장님께서 쏘신다는데 점심을 먹기엔 너무 이른 시간인데다 뭔가 부족한 2%를 채우기 위해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 집까지 걸어 가자시는 최회장님 뒤를 병아리들 모양 종종종종 따라다닌다.
♥어디로 가시나이까 최회장님??
몇 개의 횡단보도를 건너고 질주하는 도심의 한복판을 지나 양재동 뒷골목으로 빠진 후 다시 나타난 차도, 위험하다. 개천으로 건너 시내로 다시 진입, 양재 시민의 숲도 지나고...
분명한 건 지금 알바중이 아니라 운동량을 채우기 위한 선택임을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진실은 이렇게 걸으면서 이 시간을 충분히 다들 즐기고 있다는 거다.
워낙 빠르신 최회장님을 미처 따라오지 못하고 두 개의 횡단보도나 밀려 있는 박회장님과 부교수님을 보면서 최회장님 말씀~
"애들하고 못 놀겠구만......"
`들으셨죠 두 분?ㅋ"
12시 가까이 되어서 목적했던 고기 집(이름을 까먹었네요)에 들어서니 이른 시간 때문인지 한가하다.
소맥으로 건배를 하며 만만치 않은 가격의 한우 꽃 등심을 살짝 구워 한입 베어 무는 순간 터지는 육즙, 놀라운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며 가뿐하게 위장으로 내려앉는 그 맛에 다들 음~음~ 탄성을 지르며 고개를 끄덕인다.
찰지면서 부드러운 면발에 새콤한 육수가 어우러진 물냉면으로 마무리하고 만두까지 선물 받는다.
너무너무 잘 먹었습니다. 최고!!^^
여기가 끝이 아니다.
♥커피와 휴식이 있는 풍경
지금 헤어지기엔 뭔가 허전하고 아쉬우신 모양이다.
양재동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가자시는 두 분 회장님,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하시니 두 분 찾느라 갓 상경한 시골 촌뜨기들 모양 데굴데굴 돌아가는 눈동자, 정신 없다. 아니 `조오~~뒤`라고 하시더니 대체 어디까지 가시는 거예용.
양재동 골목을 샅샅이 누비고 난 뒤 두 분은 사라지셨는데 어느 카페 문이 활짝 열리면서 여주인이 `어서 오세요` 인사를 건넨다. "CAFE` DAYS IN LATIN" 라~ 이지적인 느낌의 젊은 여주인과잘 어울리는 아담한 카페엔 여행을 하면서 그려 둔 그림이 액자에 담아 걸려져 있다.
부드러운 커피 맛에 반해 리필(완전한 리필은 아니고 1잔에 1천원을 더 내야 리필이 된다)까지 해서 올챙이 배가 되도록 마셔본다. 여주인이 여행마니아인 모양이다. 여행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단다.
최회장님과 제법 찰진 대화가 오간다.
한낮을 녹일 정도로 쏟아낸 푸짐한 수다에 엄청나게 다들 행복해 졌다.
이 사진 완전 작품이네요 최회장님! 느낌 있어요^^(오해하지 마세요 커피 주문하시는 모습이예요^^)
카페를 나와 양재천을 향해 걷는다.
부드럽게 이마를 쓸어 올리는 바람이 간지럽다.
팔뚝만한 잉어 떼들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 진 박회장님, 고회장님과 배낭에서 먹거리를 꺼내 잉어 떼들을 향해 던진다.
바글바글 모여드는 걸 보고 어린아이들처럼 좋아라 하시는 모습, 자연인이다.
몰려드는 비둘기떼를 보고 신이 나신 부교수님 모습, 렌즈에 담는다.
다시 한참을 걸어 양재역 가까이 가서야 최회장님은 손을 흔들며 쿨하게 인사를 건네신 후 양재동 어디론가 흡수되어 버리셨고 나머지 대원들은 양재역에서 가볍게 악수를 건넨 뒤 각자의 길로 흩어져 갔다.
(고회장님 맛있는 꽃 등심과 만두 정말 잘 먹었습니다. 담 산행 때 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