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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4회] 북한산 향로봉
2013.12.14 Views 16 장남덕
[1564]회 - 북한산 향로봉
일시 : 2013년 12월 14일
장소 : 북한산
독바위역 1번 출구로 나오자 하늘에서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하늘이 오랜만의 산행을 축복해 주었다. 오상환 회장님을 비롯하여 산 벗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절을 지나 북한산 국립공원 탐방 안내소를 지날 무렵 아이젠을 하고 가는 것이 좋은 것 같아서 배낭에서 아이젠을 꺼내어 신으려고 했더니 하나는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지난해 망가진 것을 깜박 잊고 그대로 가져 왔던 것이다. 어쩔수 없이 하나만 착용하고 다시 걸음을 시작하였다.
눈밭을 조금 오르니 추위가 가시고 몸에서 땀이 흥건히 흐르고 있었다. 곧이어 쪽두리봉에 이르러 늘 가던대로 쪽두리봉 오른쪽을 끼고 돌아갔다. 산행하면서 눈을 맞으니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꺼번에 날라가 버렸다. 기분이 아주 상쾌하였다.
향로봉 밑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사과 하나 4명이 나누어 먹었고, 조금후에 회장님은 사과 하나로 2명이 나누어 먹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젊은 사람들에게 뒷떨어져 피해를 줄까봐 먼저 출발하여 깔딱고개를 오르면서 땅만 보고 가다가 길을 잃고 말았다.앞만 보고 가는데 비봉까지는 약간이나마 오르막 길이여야 하는데 내려가고 있었다.
이상해서 고개를 들고 주위를 살펴 보았더니 온 천지가 백색이고 위치가 잘 판단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산에서 길을 잃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후 맞은편에서 올라오는 등산객 2명에게 여기가 비봉가는 길이 맞느냐고 물었더니 그 사람은 맞다고 하였다. 사모바위도 가는 길이 맞느냐고 다시 한번 물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반대방향으로 되돌아 가라고 하였다. 아마도 그 분은 비봉을 족두리봉으로 잘 못 알고 있었던 같다. 그래서 알바를 조금 하고 뒤돌아 열심히 오고 있는데 비봉쯤 왔을 때 오상환 회장님으로부터 걱정스런 목소리의 전화를 받았다.
조금후 다시 만나 기념 사진을 찍고 대남문으로 계속 갈 것인가 승가사쪽으로 하산한 것인가 탕춘대능선으로 하산 할 것인가를 논의하다가 회장님의 생각을 따라 승가사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하산하려는 순간 김신조가 청와대를 습격하기 직전 은신하여 모의한 V자형 바위라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 왔다.
처음 보는 안내판이라 깜짝 놀라 확인해 보고 싶었다. 다른 산우들은 모두 알고 있었는데 나만 몰랐던 것이다. V자형 바위를 둘러보았더니 청와대 뒤쪽이 지척에 있는 것이 보였고, 바위속에 몇 십명도 은거할 수 있는 장소였다. 김신조가 그 곳에서 숨어서 마지막 작전을 세웠다면 그 이전에 그 바위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소름이 끼쳤다.
승가사에 내려 오자 누군가 수험생이 있어 예불을 하려 간다고 하여 우리는 모두 승가사로 갔다. 그곳을 수없이 지나 다녀도 승가사의 탐방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곳을 들어서서 승가사를 살펴보고 그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대웅전은 비봉 바로 밑에 있었고 나머지 사원은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로 대칭되어 있었는데, 하나의 조각품이나 예술품 같았다. 올라가고 내려오는 길이 계단으로 양측에 있었다. 아무리 원한과 분노가 서린 사람도 그 계단을 걸어 대웅전으로 올라가다 보면 다 풀릴 것 같았다. 옛 어른들의 지혜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절을 탐방하고 우리는 차도로 하산하여 할머니 순두부집에서 뒷풀이를 하고 헤어졌다.
너무 즐거웠다. 길이 길이 추억에 남을 산행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