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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토요산행기
[1545회] 계양산 산행기
2013.08.05 Views 18 황성자
계양산 산행기(폭염과 한판 씨름하며...)
산 행 일
: 2013. 8. 3 (토요일)
날 씨: 폭염, 무더위
참석인원: 허창성, 이정수, 천승배, 오상환, 부길만, 채호기,
이범만, 신응섭, 정재하, 김유영, 김호중, 강주연, 황성자(13명, 존칭생략)
산 행 길 : 계양산-중도봉-경인교대
친구보고 산에 가자 전화하니 폭염에 미쳤냔다. 집에서 거실에 대나무 돗자리 깔고 대자로 누워서 에어컨 바람 맞으며 시원하게 낮잠이나 자라고, 그게 여름엔 보약이란다. 달달한 유혹에 잠시 흔들렸지만 그래도 산에 다녀와야 일주일을 버틸수 있다는 생각에 집을 나선다.
장대비가 쏟아진다. 우중산행이 되겠구나 싶었는데 오호라 불과 1분거리도 안되는 버스정류장엔 햇님이 심술맞게 웃고 있다 것도 아주아주 뜨겁게. 아무리 국지성이라지만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난다.
1호선과 7호선 인천행을 갈아 타고 모임장소에 도착하니 천회장님, 오회장님, 이정수 상무님(아직도 호칭에 익숙치 않아서 회장님이라고 산행기에 올렸더니 이정수 상무님 손사래를 치시며 감히 황송하게 회장이라고 써서 놀라셨다며 바꿔 달라신다. 겸손하신 모습을 보고 또 배운다-그래도 회장님이라고 해드렸으니 괜찮으시죠?^^) 그리고 처음으로 인사드리는 정재하대표님과 반갑게 악수를 나눈다. 그런데 목소리! 오호 울림이 예사롭지 않으시다 혹시 성우?? 어린이 프로에 목소리 작업을 하신단다. 흠 역시~신이 주신 꿀성대란 바로 이런분들이구나.
이범만대표님, 강주연씨 뒤를 이어 부길만교수님, 김유영님이 속속 도착하시고 5번출구로 나가니 채교수님,신대표님,김호중님이 삼십분전에 도착하셔서 기다리고 계신다. 김호중님은 산행중에 오늘이 집에서 거리가 가장 가까운 곳이라서 너무 좋으시단다. 조금 늦으시는 허고문님을 모시고 간다고 채교수님 일행들을 앞세우신다.















산행도 하기전에 벌써 이마에선 땀이 쏟아지고 등뒤가 축축하게 젖어온다. 계양산입구에서 산행구간이 짧으니 어찌 갈것인지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일단은 걸으면서 생각하자고. 김호중님은 어느새 친구를 사귀셔서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 계시고 곧이어 허고문님께서 채교수님과 함께 도착하셨다. 붉은빛 셔츠가 참 잘 어울리신다.
계양산은 높이가 394m로 인천광역시에서 가장 높은 산이란다. 동국여지승람에서는 진산 또는 안남산이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하는데 봄이면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 오가는 이들의 마음을 한껏 사로잡는다고 한다. 정상까지 한시간 남짓이면 오를것 같다고 상황봐서 천마산을 가자고들 하신다. 연무정을 뒤로하고 오르는 산행길은 초입부터 완만한 계단으로 시작된다.
순조롭기 그지 없는 길은 산행이라기보단 올래길이란 표현이 더 적절할것 같다. 정재하대표님 말씀을 빌자면 "비단길-실크로드"란다. 얖으막한 산자락엔 온통 짙푸른 녹음으로 뒤덮혀 폭염산행에 그나마 위안이 된다. 한발한발 내디딜때마다 쏟아지는 땀방울은 등골을 따라 흘러내려 바지까지 축축하다. 부길만 교수님께선 바쁜 총중에 하는 이런 산행이야말로 참으로 행복하고 귀한 시간이라시며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 주신다.
파아란 하늘에 몽실 피어오른 뭉개구름은 기억의 저편 유년시절 그 어디론가 날 데려다 놓는다. 소년 소녀들이 냇가에서 물장구 친다. 수영도 하고 징검다리도 건넌다. 까르르 까르르 넘어가는 소리, 그러다가 손뼉을 치며 노래도 부르고 밤나무 과수원길을 내달리기도 한다. 불혹을 넘긴이들이나 지천명에 이른이들 이순을 넘어 종심에 이르는 이들도 가슴속엔 시리도록 아름답고 그리운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겠지.
사우나를 방불케 하는 더위, 마치 모래사장에 내던져진 물고기처럼 숨을 할딱이며 걷는데 아,바람이다. 너무너무 시원한 바람에 탄성이 절로 난다. 바람의 빛깔이 가을을 닮았다. 이 길을 걷다보면 가을도 오겠지. 바람에 간지럼을 타는지 사라라라락 온몸을 뒤집으며 깔깔대는 나뭇잎들이 소란스럽다.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 다들 알아서 적당히들 쉬어 가는 중이다. 산행구간이 짧으니 급할것도 서두를것도 없으니 좋다. 강주연씨표 복분자와 오이로 지친체력 회복하며 다시 오른다. 산행 시작전에 보았던 철탑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벌써 정상?? 정상에 가면 그늘이 없다고 정상 발치 아래서 자리를 잡고 쉬었다 가자신다. 바람! 바람! 바람이 분다. 두 팔을 벌려 바람을 맞는 이범만 대표님에게 누군가 그랬다.
"겨땀(겨드랑 땀) 냄새나요 팔 내려요^^“
이순간만큼은 신선인들 부러울소냐. . 정재하대표님이 살짝 얼린 후르츠칵테일을 한숟가락씩 퍼주시는데 아~~쓰러질것 같다. 살짝 얼음이 얼어 슬러쉬가 된 후르츠칵테일과 과즙을 함께 입안에 넣는 순간 `아사사삭!` 씹히며 느껴지는 달콤하고 시원한, 머리끝까지 짜릿하게 전기를 올리며 진저리를 치게 하는 그 맛은 황홀 그 자체였다. 아! 여름 산행의 진수 바로 이거야. 아주 중요한 산행 팁을 얻었다. 이래서 사람은 평생 배운다 했나보다.
어머! 쟤는 누구?? 야생고양이다. 아님 누가 키우다 버렸을까,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사람들이 집중해서 바라보는데도 먹이를 먹느라 정신줄 놓아 버렸다. 아기티를 아직 벗지 못한것 같은데 가엾어라~저 먹이는 채교수님이 챙겨다 주신거란다. 참! 잘하셨어요^^
정상이 시끌시끌하다. 궁금해 올라가보니 나사 서너개쯤은 풀어 버리신듯한 순진무구 천사표 얼굴을 하신 아저씨가 헤드셋을 끼고 무아지경에 빠져 덩실덩실 춤을 춘다. 한껏 흥을 돋궈 노래를 부르며 자신만의 세상에 온전히 빠져 있는 중이다. 사람들 시선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행복에 도취해 있는 모습에서 천국이 느껴진다.
사방이 탁 트인 정상은 서쪽으론 영종도와 강화도가 조망이 되고 동쪽엔 서울시내 전경이 북쪽엔 고양시가 남쪽으로 인천광역시가 조망이 되니 얕은산이라고 조금 시시하게 생각했던 맘이 금새 감춰지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햇살이 너무 뜨거워 인증샷하고 바로 출발한다.
허고문님께서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생성되는 시간이 오후 1시반에서 3시 사이라고 말씀해 주신다. 그러고 보면 우리 산행 출발 시간이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 아닐수 없다고. 허고문님 오늘 지각을 하셨으니 산행기 담당이시라고 전원 박수로 의견 일치!
"이게 뭐라고 했죠?" 김호중님
"청미래덩굴" 신대표님
"뭐가요?“
궁금해 묻는 내게 망개나무라 부르는 그 나무 본래이름이 청미래덩굴이란다. 이름이 예쁘기도 해라. 지난번 북한산 칼바위능선 산행때 테리우스란 별명을 얻으신 신대표님의 박학다식함에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친다. 뒤에선 계속 "이건 뭐예요?" 호기심 천국이 이어지고~.
후다닥 내달리다보니 계양산 산행은 끝이나고 동물생태통로를 지나 중구봉으로 향하는 중이다. 천회장님께서 일행들을 기다리고 계신다. 중구봉 가는길 역시 계단으로 시작된다. 아웃도어로 완전 무장을 하고 걷는 우리 일행들 사이로 간간히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뛰어 다니시는 분들이 보인다. 이곳 주민들인가 보다. 이런 평탄한 길을 이다지도 요란스럽게 하고 다니냐고 할것 같다며 다들 웃으신다.
산행길도 부드럽고, 그늘도 많고, 휴식시간도 엄청 많은 오늘, 하늘, 바람, 구름,나뭇잎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산행이야말로 진정한 산행이라며 다들 여유가 있어 좋다 하신다. 중구봉 정상에 오르니 다소 인위적인 느낌이 나는 돌탑이 보인다. 간절함을 담아 하나하나 쌓아올린 돌탑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오회장님께서 옷 갈아 입으신다고 다들 돌아서라는데 여자 회원들 아무도 돌아 설 생각을 안한다. 이미 몇번을 봤거든요, 우유빛 뽀얀 속살을~오회장님 손으로 눈이라도 가리라고 하시는데도 미동도 없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 있다. 바람불어 좋은 날, 오늘 같은 날.. 천마산에 다녀올 사람 다녀오시라 하니 이범만 대표님과 오회장님이 나서시고 채교수님이 뒤따라 가신다. 출발한지 오분도 안되어 돌아오시는 채교수님! 천마산이 채교수님 보러 다녀 갔단다. 앞서가신 두 분도 바로 돌아오신다. 쉬고 또 쉬고 한참을 쉬다가 경인교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내려가는 길은 마치 화보처럼 아기자기하고 어여쁘다.
최강동안 김유영님을 모델삼아 한컷! 다시 봐도 동생같은데 세월을 거스르는 동안 미모와 어여쁜 목소리가 천상여자임을 다시 증명..
전철역 부근 일산칼국수 집을 발견하고 정재하대표님이 사전 탐색을 한 후 뒷풀이 장소로 낙점. 세면장이 하나인 관계로 다들 간단하게 씻고 옷갈아 입은 후 시원한 소맥으로 건배를 한다. 때맞춰 걸려온 친구 전화를 받는 사이에 박수소리가 요란하다. 영문을 모르고 있는 내게 김호중님이 상세히 설명을 하신다. 오늘 저녁은 허고문님이 쏘시고 산행기는 내가 쓰기로 결정이 났다고. 이런이런~단 1분도 안되는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푸짐한 보쌈과 해물파전, 두부, 만두, 칼국수등등 산행으로 허기진 재를 채우고 나니 세상 부러울게 없다. 남은 술잔 기울여 건배를 하고 오회장님의 감사 인사와 더불어 산행도 저물어 간다. 좋은 분들과 더불어 좋아 하는 일을 같이 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폭염속에서 색다른 행복을 찾아가며 맘껏 즐겼던 오늘 하루에 감사하며 작별인사를 나눈다. 모두 고생하셨구요 담 산행때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고맙습니다. 허고문님 저녁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