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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6회] 마니산 산행기
2013.01.12 Views 17 부길만
1516회 마니산 산행기
참석자 : 이정수, 홍사룡, 천승배, 부길만, 박선진, 이동준, 허창성, 주성필, 이병덕, 오상환, 박찬익 (11명)
1월 12일. 계사년 새해를 맞이하여 강화도 마니산 등산을 가는 날이다. 집에서 아침 일찍 나와 택시를 타고 모란 전철역에 와서 우동 한 그릇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전철을 타니, 합정역까지 무려 28정거장이었다. 약속 시간 5분 전인 9시 25분 집합 장소인 합정역 2번 출구에 가니 허창성 고문님 등 일행은 모두 대절한 버스 안에서 출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단군을 생각하는 마니산 등반이니 지각은 더욱 용납되지 않았나 보다,
합정역에서 9시 28분 출발하여 강화도로 가니 11시에 마니산 함허동천 입구에 도착하였다. 가는 길에 점심 김밥을 사려고 했으나 식당이 문을 안 열어 계속 허탕을 쳤다. 결국 마니산 입구에 가서 일행의 점심용으로 초코파이 두 개와 두유 한 병씩을 배급받았다. 점심 거리를 배낭에 넣으니, 뜬금없이 단군이야기에 나오는 ‘쑥과 마늘’이 생각난다.
함허동천 입구에서 이제 등산 시작이다. 정수사 지나서 마니산 정상을 거쳐 참성단으로 가는 코스이다. 함허동천은 야영장으로도 유명한 장소여서 군데군데 텐트들이 보였다. 오르막길은 계속 눈이 덮여 있고 바위길이 많아 등산이 쉽지 않았다. 조금 오르니 탁 트인 전망이 계속 나와 정말 좋았다. 다만 날씨가 흐려 바다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아쉬웠다. 등산 중 신발끈을 고쳐 매는 사이, 함께 올라가시던 허창성 고문님과 박찬익 총무님은 저만큼 가셨다. 중간에 바위 길이 꼬불꼬불 이어지니 얼마 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 십여 분 정도 혼자 따라가니 산 중턱의 양지 바른 곳에 서서 초코파이로 점심들을 하고 계셨다. 시계를 보니 12시였다. 날은 추웠고 주위는 온통 눈길이었다. 그때 함께 마신 따끈한 커피 맛이 그렇게 좋을 줄이야.
조금 더 올라가니 마니산 정상이 나왔다. ‘높이 472.1m’로 표시되어 있다. 마니산은 강화도 서남단이지만,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즉, 산의 정상에서부터 남쪽 한라산까지와 북쪽 백두산까지의 거리가 같다. 마니산은 본래 고가도(古加島)라는 섬으로 바다 가운데 우뚝 솟아 있었던 것인데, 가릉포(嘉陵浦)와 선두포(船頭浦)에 둑을 쌓은 뒤로 육지가 되었다고 한다.
마니산 정상이 목적지가 아니므로 다시 부지런히 참성단을 향해 갔다. 선두로 올라가던 이병덕 사장님 일행은 멀찍이 가서 보이지 않는다. 아마 초코파이도 안 먹고 쉬지 않고 올라간 듯하다. 12시 50분 참성단에 도착했다. 어느 분인가 배낭을 내려 놓으며 “높지도 않은 산이 왜 이렇게 힘이 들어.” 하신다. 하긴 눈길에 아이젠 차고 올라오니 당연한 일이겠다. 그래도 이병덕 사장님은 30분 전에 와서 추위에 떨며 기다렸다고 한다. 일행의 마지막 팀까지 모두 모이니 시각은 1시 30분. 참성단에서 간소하게 무사 산행을 기원하는 제례를 지냈다.
참성단은 현재 사적 제136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마니산 제천단이라고도 불린다. 민족의 시조 단군이 제천 의식을 행했다는 곳으로 성스러운 유적이라 할 수 있다. 조선 후기 학자 이종휘(李種徽)는 그의 시문집 <수산집>(修山集)에 이런 기록을 남겼다고 한다. “제천단은 강화도 마니산에 있으니, 단군이 강화의 바다와 마니산 언덕에 성을 돌리어 쌓고 단을 만들어서 제천단이라 이름하였다. 단은 높이가 17척인데 돌로 쌓아 위는 네모나고 아래는 둥글다. 마니는 강과 바다의 모퉁이라, 땅이 따로 동떨어지고 깨끗하며 고요하여 신명(神明)의 집이 된다. 그러므로 제터를 닦아 한얼님께 제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늘은 음(陰)을 좋아하고 땅은 양(陽)을 귀하게 여기므로 제단은 반드시 수중산(水中山)에 만드는 것이요, 위가 네모나고 아래가 둥근 것은 하늘과 땅의 뜻을 세운 것이다.”
그렇고 보니, 왜 섬에 제천단을 쌓았는지 이해가 되었고, 제단 모양에서도 하늘과 땅의 뜻을 따르려 한 조상들의 의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모습은 물론 많이 달라져 있다. 기록에 의하면, 1639년(인조 17)에 개수축(改修築)하였고, 1700년(숙종 26)에 또다시 개수축하여 비를 세웠는데, 그 비문은 이런 내용이라고 한다. “동녘땅 수천리 전체를 둘러서 강도(江都)가 보장지중지(保障之重地)가 되고, 강도 수백리 전체를 둘러서 마니가 으뜸가는 명산이라. 산 서쪽 제일 높은 곳에 돌을 쌓아 대를 만드니 이른바 참성단이다.”
제천단의 전통은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1953년 이후 전국 제전 때에는 이 제천단에서 봉화를 채화하는 의식이 열리고, 개천절에는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제천 행사가 진행된다.
참성단 앞에서 각자 배낭에서 먹을 것을 꺼내며 함께 나누어 먹는데, 허창성 고문님 배낭에서는 영어회화책이 나온다. 아, 그래서 그 연세에도 유창한 영어로 외국 젊은이들과 마음껏 대화하며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고 있구나, 새삼 알게 되었다.
참성단에 있는데, 다른 등산팀들이 계속 올라와 제례 준비를 하려고 하니 비켜주어야 했다. 1시 50분 단군로를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가까운 길을 택하여 마을로 내려오니 3시 20분. 이른 시간이다. 다시 버스를 타고 식당 ‘인천횟집’으로 직행했다. 어, 왜 ‘인천’인가 했더니 강화도가 바로 인천광역시 강화군이었다. 인천횟집은 오상환회장님 친척분이 하는 곳이었는데, 덕분에 특별 대우 받으며 다양하고 맛있는 요리들을 맛볼 수 있었다. 회는 기본이었고, 굴, 호박 얼린 요리, 생선튀김, 광어튀김, 밴댕이무침 등 모두 다 좋았다. 시간은 오후 4시밖에 되지 않았지만, 점심을 간단히 했기 때문에 더욱 잘 먹을 수 있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횟집에 가자 요리가 취미인 주성필 사장님은 특유의 요리솜씨를 보여 주고 싶으셨지만, 안타깝게도 기회가 없었다. 생선회가 가장 맛있을 때인 4월 등산 때 회원들을 초대하겠다고 하시니 벌써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