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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4회]한라산 등반 1박2일
1933.01.29 Views 26 신응섭
[1414회] 한라산 등반 1박2일
▶ 날 짜 : 1월29일 ~ 30일
▶ 산행회원 : 천승배, 이정일, 오상환, 홍사용, 채호기, 김호중, 허진, 김유영, 박선진, 박찬익, 정봉선, 신응섭, 최명애, 박연, 박순범, 김희주, 황보태수, 허영심, 임순재 총19명
▶ 코 스 : 성판악휴게소 ~ 진달래대피소 ~ 한라산 (백록담) ~ 성판악휴게소
<성판악→한라산정상 : 9.6km / 3시간30분> <한라산정상→성판악 : 9.6km / 3시간>
▶ 산행시간 : 약7시간
새벽4시 알람 소리와 함께 일어났다. 오늘은 우리 산악회에서 바다를 건너 제주도 그것도 남한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1,950m) 등정을 하는 날이다. 혹시나 해서 잠들기 전에 그곳 예상날씨를 알아보니 춥고 눈이 많이 내릴 거라고 한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래도 우리나라 맨 끝 남쪽 제주도인데 추워봤자 서울보다 더 춥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예측은 몇 시간 후 다가올 거대한 한라산 앞에 우리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다시 한 번 자연에 머리를 숙이게 만들었다.
7시5분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자 가는 동안 내내 마음도 두둥실 떠다니는 기분이다. 30분쯤 지나자 수평선 너머로 붉은 해가 솟기 시작한다. 항상 그렇지만 일출만 보면 새로운 각오가 드는 건 나만이 아닐 게다. 함께하는 모든 분들 아니 우리 출판인산악회 모든 분들이 올해도 건강하고 걱정 없는 한 해가 되도록 기원 했다. 잠시 소원을 비는 사이에 제주공항이라는 멘트가 기내에 흘러나온다.
공항로비로 나오자 인심 좋게 생긴 기사가 우리를 반긴다. 그리고 우리를 태우고 성판악 휴게소로 달렸다. 가는 동안 기사님은 한라산 등반에 앞서 등정 팁을 몇 개 알려준다. 얘기 하는 거만 보면 분명 산악 고수다. 하지만 나만 제외하고 버스에 타신 분들이 산악인이라는 걸 잘 모르나보다. 분명히 유리창에 출판인산악회라는 표기가 있었는데...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다는 게 이런 건가 보다. 나도 앞으로는 정말 말조심 해야겠다.
오는 동안 차장너머로 한두 개 떨어지던 눈발이 8시50분 성판악휴게소에 도착하자 우리를 반기는지 더 많은 눈의 요정들이 저 하늘 위부터 춤을 추며 내려와 콧등을 스쳐주었다. 9시10분 이정일 고문님 선두로 한라산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온 세상을 눈으로 단장한 한라산은 너무 아름다웠다. 오늘만큼은 이 자연에 흠뻑 취해 자연과 함께 친구가 되리라 맘먹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눈이 많이 내려서 인지 산행이 쉽지 많은 않았다. 한 시간쯤 오르자 호흡도 거칠어지고 길도 미끄러웠다. 하늘에 구멍이 뚫렸는지 눈은 그칠 줄 모르고 매정하게 내린다. 거기에다 바람까지 앞길을 막는다. 그러나 오르는 동안 군데군데 적힌 푯말이 더 힘들게 했다. 12시까지는 진달래 휴게소에 도착해야 한라산 정상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고 한다. 이곳까지 와서 정상을 못 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처음에 같이 가던 최명애사장님이 몸에 이상이 생겼는지 사부님(허진 사장님)을 찾는다. 나하고 같이 천천히 오르자고 해놓곤 내가 헐떡이는걸 보곤 더 이상 믿지 못했나보다. 오늘따라 경험 많은 허영심 이사님도 힘들어 하신다. 오전 11시 30분이 지나자 마음은 더 초조해진다. 눈과 바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세차졌다. 이제 마음은 30분 내에 진달래 휴게소에 도착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산행은 더 힘들어 졌다. 그러나 우리 몸은 힘들 때 더 발휘를 하나보다. 오르고 오르니 진달래 휴게소가 보인다. 그곳 눈바람은 더 세게 몰아쳤지만 그래도 정상을 향해 가는 마음만은 꺾지 못 할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최명애 사장님이 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시간은 벌써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잠시 후 눈보라 속을 뚫고 최명애 사장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허진 사장님이 배낭을 앞뒤로 메고 끝까지 같이 동행했다. 이래서 사부님이라고 하나보다.
정오 12시 모두 무사히 진달래 휴게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문제다. 앞으로도 눈보라를 뚫고 두 시간을 더 가야 정상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내리는 눈에 얼어버린 밥을 비비며 목구멍에 넣는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그 고통을 사서도 한다는 간단한 진리 앞에 어쩌면 사치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넘기고 넘겨 배를 채운 뒤 다시 올랐다. 오르는 동안 눈과 바람은 정상을 오르지 못하게 더욱 세게 몰아 쳤지만 이제 그것은 장애물이 될 수 없었다. 정상에서도 끝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 백록담은볼 수 없었지만 다음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해준 한라산에 고마울 뿐이다.
같이 동행해준 이정일고문님, 천승배회장님, 오상환부회장님, 홍사용사장님, 채호기교수님, 김호중님, 허진사장님, 김유영님, 박선진사장님, 박찬익사장님, 정봉선사장님, 최명애사장님, 박연사장님 외 친구 두 분, 황보태수사장님, 허영심이사님, 임순재총무님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