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0회 청계산 종주 산행기
올 여름은 7~8월 삼복더위 속에 지루한 장마가 공교롭게 토요일에 집중된 탓인지 산행에 참석한 회원이 10명 미만이라 1340회도 그러려니 했는데 의외로 홈에 등록한 회원이 12명 기록을 세웠다. 계획에는 최 회장이 안내자였는데 사정으로 내가 맡아 코스도 새로운 길로 공지하여 참석회원이 늘었나? 싶기도 하다.
오랜만에 청계산 집결지 양재역 7번 출구를 향해 지하철을 갈아탔는데 무슨 생각을 했는지 ? 1역 전에 하차하여 7번 출구를 찾으니 있을리 없는데... 헤매다가 시간이 늦을 것 같아 조바심이 자신을 열받게 한다. 15분 전이라 시간은 여유가 있고, 뒤 늦게 미리 내린 걸 알고 다시 개찰을 하니 이건 환승이 아니다. 새로 탑승하는 요금이 체크되어 아깝기 보다는 바보 같은 자신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된다.
급하게 속보로 7번 출구를 향하는데 오 상환 회원이 시간은 다 되어 가는데 한 사람도 안 보인다면서 어디냐는 전화가 왔다. 다른 쪽에서 기다릴 수 있다 생각하고, 출구로 나와 주위를 살펴보니 출발 5분전인데 아무도 없어 다음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오랜만에 고영수 회원과 시선이 마주쳐 반갑게 다가온다. 이어서 이석범 회원까지 셋이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보니 그 사이에 등록하지 않은 이정일, 고영수, 박종관, 장정화 회원까지 총 16명이 평소보다 참석 회원이 기록을 세운 날이다.
참석회원 : 고영수, 김형재, 김호중, 박종관, 오상환, 이동준, 이석범, 이석희, 이정일, 임순재, 장정화, 정창열, 채호기, 허영심, 허진, 황보태수, 옵서버 : 최유경, 황경옥 총 18명.
늦는 회원을 기다리고 있는데, 늦게 온 이정일 고문이 택시로 도착해 빈자리를 태우고 먼저 출발하니 버스를 이용하려다가 자연스럽게 택시로 나누어 타고 양곡시장에서부터 산행이 시작되어 숲에 진입하니 숲의 향기가 반갑게 반겨 준다. 첫 번째 쉼터에 도착하니 안양의 장정화 회원은 교외 산행과 자기 집에서 가까운 산행에만 참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늘도 등록은 하지 않고, 규정을 무시한 자유인으로 얄밉게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모두 합류하였다.








처서가 1주가 지난 계절의 맛대로 그늘에 서면 시원한데 복더위는 아니지만 바람이 없으니 후덥지근한 기온에 땀이 솟는다. 오늘 참석한 모든 회원들의 산행 실력은 고르게 훈련되어 목표산행에 차질은 없겠는데 오랜만에 참석한 고영수 회원이 조금은 걱정이 된다. 인원이 많으면 산행 시간이 더딘데 맨 발길을 지나 옥녀봉에 숨차게 오르면 1주 동안 경직된 근육이 풀리고, 이어서 1,075개 계단을 지나 쉼터에서 후미를 기다린다.
청계산의 특징은 지루한 나무 계단 1,483개위의 매봉에 이르기까지 쉼터와 돌문, 매바위 전망대를 지나는 동안 숨이 차고 힘들어 쉬지 않는 사람은 없다. 매봉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혈읍재에서 망경대 헬기장으로 가는 길은 3코스가 있다. 가장 지름길은 상, 중, 하 중에서 중앙의 가운데 길이다. 두 길로 나누어졌다가 합류하여 망경대에 도착하다. 발밑에 전개된 풍광이 저수지와 서울대공원, 관악산이 한 눈에 펼쳐진다. 발아래 산세를 보면서 오늘 하산 길을 설명해 주다.
헬기장에 도착해 편한 자세로 쉬면서 망경대 암능을 하산하는 회원들을 기다리는데 평소보다 지체된 5시 30분이다. 7시까지 하산이 완료되려면 서둘러야할 상황이다. 일부는 옛골로 하산하기를 원하고... 예정대로 절고개를 향해 가면서 주위를 살피는데 이 길은 몇 년 만에 가보는 길이다. 절고개 능선을 가다가 저수지가 가까운 위치에서 하산하여 대공원 동식물을 관광하고, 코키리 열차를 타고 대공원역에 도착할 계획이 물거품이 되다.
3년 전에는 없던 철조망이 그 넓은 산을 절고개 능선을 모두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철조망 외곽을 따라가면 가능하지만 너무 길어 체력이 약한 회원에게는 무리다 싶어 단호하게 코스를 바꾸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되돌아 옛골로 하산이 시작되다. 이수봉을 지나 군부대를 중앙에 두고 길이 양쪽으로 있다. 옛골로 가려면 왼쪽 길인데 공사중이라 차단되어 오른쪽으로 가다보니 선두가 수원 광교산 쪽으로 가고 있었다.
다시 불러 왼쪽으로 한 불럭 더 가서 옛골로 하산하는 길을 찾아 가다가 쉼터에서 쉬는데 이 고문이 2명의 여성을 헬기장에서 만나 하산하면서, 우리 산악회 피알이 먹혀들어 가입을 전재로 함께 하산하여 저녁 만찬에서 신상을 소개 받은 최유경, 황경옥씨는 화끈한 성격을 가진 여성들이다. 우리 산악회에 가입은 사전에 성품이나 산행 실력을 인정받아야 비회원으로 가입이 이루어진다는 사례를 설명해 주다.
오늘 만찬은 박종관 회원이 약속 때문에 먼저 귀가하고, 17명이라 장소가 큰 식당을 찾아야 한다. 오늘은 만찬을 제공하겠다는 회원이 없어 회비 공금으로 처리하기로 하고, 일상의 대화 속에 닭, 오리 백숙에 막걸리, 소맥으로 여흥이 무르익다 보면 비주류는 하나 둘 자리를 이탈하게 되고, 주류가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주연을 마무리한 다음에는 주류들만의 2차 3차가 이어진다.
산행후기 : 오늘 1340회 산행기를 맡을 주인공 희망자가 없어... 결국 내가 맡아 쓰게 되었지만, 앞으로는 산행기를 쓰겠다는 회원이 많아 경쟁을 거치면서 순서를 예약하는 풍토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과연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그때까지 내가 함께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