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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8회] 도봉산 송추폭포 산행후기
1933.01.01 Views 146 김형재
제1338회 도봉산 송추폭포 산행후기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가마솥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의 산행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악전고투의 산행이다. 평소에도 힘든 코스를 두세 번 극복해야하는데 무더위와 싸워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포기하게 마련이다. 그래도 보통사람과 다른 점은 자신의 건강과 단체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산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1338회는 한남금북정맥 산행이 있어 시간이 맞지 않아 참석하지 못하는 회원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 중에 나도 한 사람으로써 못가는 회원들을 챙겨주어야 하는데... 최 회장이 목요일 전화가 왔다 한남금북에 참석 못하니 함께 갈 회원들에게 공지하고, 함께 가자고 해서 댓글에 간단하게 안내했는데... 1시 30분 도봉산 송추폭포에 참석한다는 회원은 최 회장과 나 2명뿐이다.
언젠가 불암산을 최 회장과 둘이서 한 산행을 생각하면서 지하철로 이동하는데 뜻밖에 허고문께서 참석할테니 기다려달라는 전화다. 도봉산역은 의정부행 전철이라 20분 간격으로 배차되어 평소보다 20분 전에 출발해야 하는데 오늘은 운이 좋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차를타게 되어 출발 30분전에 도착했다. 대지와 건물까지 강렬한 태양열에 속수무책으로 찜질방이 된 느낌이다.
잠시 후에 허 고문님 도착 후 최 회장과 김한결 회원이 동참하여 4명이구나 했는데, 김호중 회원이 조금 늦게 도착하여 5명이 오붓한 산행이 되었다. 신호대기 중 1호선 도봉산역은 7호선과 나란이 위치하여 등산 인구가 증가되었는데 건널목의 인도는 다른 곳 보다 좁은 인도에 군대 용어로 방어용 시설물이 양쪽에 자리잡고 있어 협소하고 불편하여 구청에 시정을 건의해야겠다고 증거로 촬영하다.










도봉산탐방소를 지나면서 아이스케키를 김호중 회원이 조금 늦었다고 뇌물을 쏜다. 먹는 동안 무더위를 잠시라도 잊고 오르는데 숲속으로 진입하니 그늘이 있어 반사열이 없으니 한결 시원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뿐 숨이 차오르면서 땀이 온 몸을 적신다. 이열치열하는 마음으로 오르는데 쉬어가잔다. 평소보다 쉬는 횟수가 늘어 갈 길이 늦어진다. 천축사 길로 접어들어 시인의 마을에 커피 맛이 독특하다면서 3분은 커피 마시러 가고, 나와 최 회장은 그늘에 자리 잡다.
오늘 송추폭포를 탐사하고, 송추계곡으로 해전에 한산갈지? 의심스럽게 한다. 평소에는 천축사나 마당바위가 첫 번째 쉼터인데 오늘은 무더위가 산행 스타일을 무시하고 자율 산행이 되었다. 1km 거리를 중간에 쉬고, 시인의 마을까지 너무 오래 쉬어 천축사는 건너뛰고 마당바위에 3번째 쉬면서 최 회장 수박과 김호중 포도, 김한결 인절미까지 먹기를 강요한다.
마당바위 암반이 달구어져 소나무 그늘은 물이 흐르는 계곡의 시원함과 비교가 된다. 관음암 가는 길에서 주봉을 향해 오르막길은 흐르는 물소리와 시원함도 잠시 정상부 (구)깡통 대피소에 오르기 까지 평소보다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등정했다. 안내표지가 잘못된 것은 발견하다. 3.2km 위에 0.9km는 마당바위가 중간이니 매표소까지 2를 곱하면 1.8km 대 3.2km는 너무 차이가 난다.
주봉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오봉으로 가는 길에 한남금북정맥에 참가한 박연 회원 전화가 왔다. 갈 길은 멀고, 무더위에 지친듯한 말투다. 이곳 소식이 궁금한 것 같아 5명이 오붓한 산행중이라고 전하고, 한남금북정맥 산행이 우리보다 장시간이라 힘들 텐데... 걱정된다면서 이제 하산길인데 몸들이 풀려 자주 쉬는 일은 없었다. 우이암가는 삼거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는 오봉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단숨에 송추폭포 상류에 쉬자고하니 이제 반대로 폭포까지 더 가자고 한다.
이 코스는 우리 산악회에서 지금까지 가본 기억이 없다. 나는 항상 새로운 코스에 관심을 갖고, 개발하는 도전 정신으로 모험을 즐기는 체질이라 사패산이나 오봉을 갈 때마다 송추폭포를 그리워하면서 가보고 싶은 코스였다. 서울 근교산은 어느 산이고 사방팔방으로 모든 코스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전전 주에 우이령 고개를 어거지로 답사했고, 오늘 송추폭포를 답사하면 더 이상 안 가본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산 국립공원에서 북한산성 계곡이 제일 길다고 생각했는데, 폭포는 없다. 송추계곡은 지형상 서울 중심에서 멀다는 것뿐인데 숨은 벽이 있다면 숨은 계곡이 바로 송추폭포이다. 폭포의 발원지는 사패능선 계곡, 포대능선 계곡, 신선대, 주봉, 오봉, 여성봉 북쪽 계곡이 모두 한 곳으로 모이면서 폭포를 이루고 있으며, 특징은 계곡이 거대한 암반이 계단식으로 그 위로 흐르는 물은 지하로 스며들 곳이 없는 구조이다.
아름다운 북한산 국립공원의 구석구석 모든 계곡과 봉우리의 모습을 우리 홈페이지에 갤러리로 만들어 볼 수 있는데 유일하게 송추 폭포 모습이 없어 아쉬웠던 차 단독산행으로 가보고 싶은 코스를 탐사겸 계획했는데 오늘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송추 폭포는 하나가 아니고, 계단식으로 명명한 송추 폭포 위쪽에 짧은 폭포들이 여러 개가 더 있었다. 가장 크고 긴 송추 폭포는 위쪽에도 밧줄에 출입금지를 표시하여 관망만 할 수 있다.
준법정신이 투철한 허 고문과 최 회장 덕분에 폭포 물에는 발을 담그지 못하고 아래 쪽 작은 계곡 물에서 손발을 씻고 쉬었다가 송추 분소를 지나 조금 내려오다가 물가의 음식집에서 최 회장이 제공한 닭백숙과 감자전에 막걸리로 하루의 갈증을 해소하면서 여러 가지 일상의 대화로 모기에 물리면서도 계곡의 물소리에 더위를 잊고 여담을 즐기다.
1년에 한두 번 있는 극한상황의 힘든 산행을 처음 가보는 송추폭포를 목표산행으로 삼고 시작한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더위도 식었다 싶어 식당차량을 불렀는데 걸으면 30분 거리를 차량은 2시간이란다. 더 묻지 않고 술기운도 깰겸 걸어가는데 구석구석에 박혀 있던 피서차량이 귀가하려고 일력 종대로 늘어 섯는데 좁은 길에 들어오는 차량과 혼잡함이 장난이 아니다.
이럴 때는 걷는 게 훨 빠르다. 고향방문, 동해로 서해로 피서철에 교통지옥을 체험해 본 상황이 그대로 재현한 모습이다. 겨울철에는 그렇게 한산하던 계곡이 국도에 이르는 아래까지 장사진이 장관이다. 이런 풍광은 처음이다. 피서를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계곡을 찾는 피서객이 의외로 많은 것을 함께 체험한 산행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