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토요산행기

[1336회] 마차산 산행기

2009.08.01 Views 145 정민영

[1336회] 마차산 산행기

▶ 산행회원: 김호중, 김현호, 오상환, 이석희, 정민영, 채호기, 천승배, 홍사룡 외 총 8명
▶ 코 스: 소요산역-소요교-신흥교회-마차산 정상-댕댕이고개-초성교-고능리
▶ 산행시간: 7시간 30분


8월 첫 산행지로 결정된 마차산은 우리 산악회는 물론 일반 산악인들에게도 생소한 곳으로, 인터넷으로 마차산을 검색해보아도 그리 많은 정보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안내자인 홍사룡 사장님께서 워낙 많은 산을 알고 계시는 분이라 이번에도 숨겨져 있던 좋은 산을 즐기게 되었구나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전철에 올랐다. 

집결지인 소요산까지는 약 2시간 가량이 소요되는데 그 지루함을 달래고자 집에서 가지고 온 “생활 속의 이야기”라는 잡지책을 전철 안에서 읽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읽어가면서 부모님과 자식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나도 모르게 조금씩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끼게 되는데 마음에 닿은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나도 나이를 먹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소요산역에 도착해서 김호중, 김현호, 오상환, 이석희, 채호기, 천승배, 홍사룡 사장님 등 반가운 분들을 만나고 총 여덟명이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전철에서 내린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소요산 방향으로 향할 때 우리는 의기양양하게 마차산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앞사람의 뒤통수를 보며 줄서서 산행할 사람들을 보니 측은하게 느껴졌다. 이 자리를 빌어 산악회를 위해 새로운 코스를 안내해주시고 또 몇 시간 일찍 도착하셔서 코스를 답사해주신 홍사룡 사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오늘의 산행은 마차산 정상에 올라 능선을 타고 한탄강에 이르는 마차산 종주코스이다. 정상까지 약 3km 정도를 오르면 그 다음부터는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는 비교적 쉬운 코스라고 생각되었는데 날이 무덥고 습하여 땀이 줄줄 떨어진다.


처음부터 깔딱고개가 이어지더니 삼십 여 분을 올라서야 쉴 만한 곳이 나타난다. 마차산은 다른 산과 다르게 징그럽게 생긴 버섯이 많아 시큼한 냄새가 나고 날파리들이 많아 귓가에 앵앵거린다. 여덟명이 줄지어 오르는데 각 머리들마다 몇 십 마리의 날파리가 달라붙으니 날파리의 대이동이 시작된 느낌이다. 다음부터는 여름산행 때 얼굴에 바르는 모기약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오르다 쉬기를 반복하면서 마차산 정상에 도착했다. 먼저 그늘을 찾아 자리를 잡고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꺼내 먹기 시작했다. 옥수수, 백설기, 감자, 고구마 등 오늘 산행의 평균 연령을 짐작할 수 있는 음식들이 등장하였다.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마차산의 유래를 되새기며 본격적으로 한탄강을 향한 하행길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약 7-8km 정도의 능선종주를 마치면 눈앞에 시원한 한탄강이 들어날 것이다.



이인적이 닿지 않고 낙엽이 쌓여 푹신한 오솔길이 이어지면서 오가는 등산객을 만나기가 손에 꼽을 정도다. 산허리가 잘려 임도가 개통되면서 길을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안내자이신 홍사장님께서 동분서주하며 길을 찾아주시는 덕분에 거의 목적지에 도착했으나 막판에는 길도 인적도 리본도 사라지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계곡을 찾아 손과 얼굴을 씻으니 바로 옆에 민가가 보인다. 한우가 몇 마리 보이고 이방인을 경계하는 개들의 울부짐에 귀가 따갑다. 장난기 많은 오상환 사장님이 이에 질세라 개짖음 소리를 합창하니 어느 게 진짜 개소리인지 착각할 정도이다.  


한탄강에 약간 못미친 곳으로 하산하여 택시를 타고 홍사룡 사장님이 안내하는 돼지부속집으로 향했다. 모든 분들이 갈증이 나던 참이라 먼저 시원한 맥주를 한잔 씩 들이켰다.

캬아아아아아~~~악!!!

역시 이 맛이다. 하산 후의 맥주 한잔!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다.

맥주에 소주를 넣으려 하거나 소주만을 권하려는 물귀신적 행위들을 과감히 뿌리치며 맥주 몇 잔을 계속 부어 마신다. 참 좋다... 


이런 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날이 어두어진다. 1km 정도를 걸어 소요산역에서 전철을 탔다. 적당히 오른 취기에 널찍하게 자리를 잡으니 졸음이 몰려 온다. 여덟명이 옹기종기 앉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꾸벅대고 조는 사이 먼저 눈뜨는 순서대로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려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니 천추태후 끝나기 전에 아빠가 왔다며 딸내미가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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