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토요산행기

[1334회] 수락산 비사이로 행운 산행기

1933.01.01 Views 147 김형재

장마철의 일기예보 탓인가? 1334회 산행 안내자 회장님도 등록하지 않고, 바다건너로... 산악대장, 총무님은 한남금북정맥으로... 집행부에서 토요산행을 챙기지 않으니... 정기 토요산행 기록이 펑크 날 상황이 되었다. 나 혼자라도 산행할 계획으로 등록했는데... 이상할 정도로 등록회원이 1명도 없다. 금요일에 허 고문님께서 참석하겠다는 전화가 왔다. 엄청 반가웠다. 지난번처럼 고독한 산행은 면하게 되었다. 토요일 오전 채호기 교수님 전화까지 3총사가 되었다.


우리 홈페이지에 있는 오늘의 날씨 3시간 예보를 9시에 열어보니 오후 6시까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오전에는 비가 오지 않아서 12시에 다시 보니 오후 6시부터 비가 온다고 변경되어 오늘 비를 맞지 않겠구나! 했는데 밖에는 먹구름이 비를 마구 쏟아내고 있다. 기상청에 항의를 할까? 아서라... 배낭 커버를 씌우고, 우산을 받쳐들고 출발부터 비를 맞으며 4호선 지하철역을 향해 가고 있는 자신의 발걸음이 가벼움을 느낀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 중에 이석희 회원 전화를 받고 보니... 참석이 아니라 나보고 가지 말라는 농담전화다. 다음 주에는 참석한다면서 무사산행을... 격려전화다. 집행부 회장이나 할 소리를 회원한테서 듣고 보니... 왠지 뭔가 잘못 된 것 같다. 종점에 도착해 전철에서 나와 좌우를 살피니 앞쪽에 타고 오신 허 고문님이 50m 전방에서 나를 먼저 발견하시고, 손을 흔들며 반가워하신다.


지방에서 누가 올라온다면서 역으로 등정하여 정상에서 만나자고 하셨는데... 따돌리고, 15분 전에 같은 차량으로 집결지에 도착했다. 출발시 세차게 내리던 빗줄기가 약해진 것이 다행이다. 허 고문님이 커피를 주문해 마시는 사이 채호기 회원이 도착해 3총사가 되었다. 우리 산악회 원년 멤버로 혼자 또는 둘이서 한 경험은 가끔 있었고, 언제인가 관악산을 장남덕, 김유영, 나와 셋이 할 때도 초반에는 오상환 4명이였고, 3명이 하는 산행은 처음인 것 같다.


자칭 자동 안내자가되어 평소와 다른 코스로 역에서 반대방향으로 100m 백하여 근린공원을 관통하면 바로 등산길이 평지부터 이어져 도솔봉까지 계속 능선길로 이어지는 일반인이 가장 많이 다니는 코스이다. 같은 산이라도 한 코스만을 이용하는 것 보다 새로운 코스를 찾아 가면 전혀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 반면에 대부분 처음 가보는 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다. 자주 다녀본 산은 흥미가 없어 비도 오고... 불참한 회원도 있을 것이다.









전문 산악인이라면 등산의 목표는 동일하게 아는 산이라도 항상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코스 를 다르게 하면서 변화를 추구하면 목표산행을 할 수 있다. 오랜만에 함께하는 허 고문님과 채호기 회원의 대화가 계속되는 사이 10분 만에 능선 정상에 오르니 비는 멎고 안개구름이 산 정상부를 가리고 시원한 바람이 피부를 감아싸고 지나간다. 장마철이라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한데 바람이 상큼하게 해준다.




두 분 모두 처음길이라면서 평지부터 흙을 밟고 완경사를 오르는 산책코스로 시작하여 평소 같으면 한번 쉬었다가 2번째 쉴 타임인데, 허 고문님이 역에서 구입한 토마토를 채호기 회원이 배달하여 씻을 곳을 찾다보니 정상부에는 물이 없고, 약간 우회길로 안내하여 장군약수터에서 배낭을 벗고 깨끗하게 씻은 토마토를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고 도솔봉 정상부를 향해 출발하다.




도솔봉 정상부에 오르니 안개구름이 20m 전방 식별이 불가한 상태이다. 이럴 때 산행을 헤매지 않고 목표산행을 하려면 갈림길에서 방향감각이 좋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엉뚱한 길로 가게되어 고생하게 된다. 비는 멎었으나 안개비가 오히려 땀을 식혀주는 효과가 있어 맑은 날 느끼지 못하는 시원한 산행을 할 수 있다. 바닥은 젖어 있고 앉을 만한 곳이 없으니... 정상부에서 부터는 태풍 급의 요란한 바람이 모자를 쓸 수가 없어 벗어들고, 릿지코스는 익숙한데 우회길 찾기가 힘들지만 금방 찾아 지체 없이 정상부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공교롭게 우리와 같은 3사람이 쉬고 있었다. 덕분에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바람을 피해 두 번째 휴식을 하는데 날씨가 좋았다면 4번은 쉬고 올 거리를 1번 쉬고 오는데 한 그룹으로 천천히 쉬지 않고 오니 3시 27분에 정상에 도착한 기록이다. 홈통바위가 비에 젖어 미끄러울 것 같아 한 불럭 전에 가파른 길로 하산이 시작되다. 이 코스는 수락산을 처음 이 길로 오른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안개구름을 해치면서 구름 위를 걷는 환상의 산행이 계곡이 가까워지면서 안개구름은 사라지고,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속세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아래로 내려올수록 잔잔한 물소리가 커지면서 폭포 수준으로 요란해 진다. 석림사 옆 계곡에 평소 쉬면서 발 씻던 곳에 도착하니 4시 55분이니 2번 쉬고 완주한 기록을 세웠는데도 모두 피곤한 기색이 없는 비결은 천천히 가면 쉬지 않고 갈 수 있고,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기는 이유를 발견하다.




1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는 흘린 땀으로... 신발을 벗고 흐르는 폭포 물에 발을 담그고, 세수를 하니 상쾌함이 머리와 가슴이 뻥 뚫린 느낌이다. 산행이 완료된 5시 10분 성림사를 통과하는데 비가 오기 시작하여 각자 우산을 펼쳐들고 단골집 식당을 찾아 가는데 석림사 아래 계곡 주변은 피서철이라 시민들이 계곡을 찾아 대목이다.




전에는 쌈밥집이었는데 메뉴가 바뀌어 닭 보양탕에 소주를 하산주로 허 고문님이 제공하여 박수로 화답하고, 일상의 사건들을 털어 놓고... 대화를 하는데 새로운 사실은... 허 고문님께서 70대 인데 앞으로 20년은 건강을 유지할 계획을 세우시고 몸 상태를 설명하시는데 이제 나도 목표를 수정해야 겠다. 지난번 산행 때 60대들이 앞으로 10년 후 70대가 한계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얼마나 약한 소리인가? 이와 같은 계획은 꾸준히 몸 관리를 해 온 경험자만이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해 본다.




“운명은 재천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지난 11일(한국시간) 히말라야 낭가파르밧(8천126m)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던 중 실족했던 여성산악인 고미영(41)씨의 사망이 공식 확인됐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제 고인이된 산악인 고미영 탐험가는 변산의 기를 받은 여성으로써 8000m 이상 14좌 중 11좌를 성공하고, 남은 3좌에 유골을 부안 선산과 나누어 뿌려준다고 한다. 최연소 등정의 기록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그의 도전 정신은 자라는 어린이와 우리들에게도 시사 하는바 크다고 생각한다.


첨부 : 오늘 산행 시작은 이슬비를 맞으면서... 잠시 후 멎고, 안개 구름 위를 걸어 산행 완료 후 부터 비를 맞으면서 식당을 찾아 여흥을 즐기는 동안 폭우가 장암역에 갈 때쯤 이슬비로 변하더니 무심코 도착한 장암역에는 전철이 대기하고, 승차 후 출발까지 막힘이 없이 마무리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어 수락산은 "비사이로 행운의 산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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