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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3회] 북한산 소리 산행기
1933.01.01 Views 144 김호중
북한산 소리 산행
화요일 저녁 `호중씨 등록했어 산에 갈거지` 하며 옆지기가 묻는다. 그래서 확인하니 내가 첫 등록자다. 이런,,,,,그런데 금요일까지 세명만이 산행등록을 했다. 모두 일본에 가셨나?
경주로 연수간 남편이 오늘 오후에 상경하는데 사일만에 만나니 집에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며 구파발역에 도착했다. 정각보다 2분 일찍 도착했는데 허고문님, 최회장님, 천부회장님이 눈을 계단에 두고 계셨다. 난 기계로 올라왔는데,
오래만에 늘 우리들의 정신적 지주 허고문님을 만나니 무지 많이 반갑다. 반가움을 악수로 나누고 출발.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버스를 기다리던 중 p 사장님이 하늘을 콕콕 찌르며 오신다(p사장님의 요청에 의해) 원래는 지리산에 가기로 했는데 일요일에 비가 200mm가 온다는 소식에 지리산행을 포기하셨다한다. 지리산에 가지 않으신건 탁월한 선택이였던것 같다. 일요일 아침에 비가 엄청왔으니까요.
북한산에 가는 버스에 올라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잘못 탔다고 내리라는 천 사장님의 연락이 왔다. 하차. 오늘 산행은 원래 의상능선 이였으나, 회원도 몇없고 바위가 많아서 덥다고 백화사에서 가사당암문으로 가기로 했다.






진입로 부근은 보상문제로 여기저기 프랭카드가 있다. 이정표가 있는 곳에 들어서니 나무그늘에 열기가 좀 덜하다. 숲길을 오르다 보니 어딘가에서 계곡물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소리만으로도 더위가 좀 덜한 것 같다. 소리따라 고개를 돌리니 여기저기 손닦고 발닦고 어떤이는 위옷도 벗어던지고 앉아있다. 중턱쯤 올랐을때 계곡 쪽에서 아야야 신호가 온다. 토마토와 시원한 계곡 물소리와 계곡물로 더위를 잠깐 잊는다.
출발하며 허고문님이 우리집 아들에 대해서 물으신다. 우리애가 군에 갈때가 되었다 이야기하자 고문님은 군대에서 많이 배우셨다고 이야기 하신다.
작년인가 산악회에 등록했다 불참하고 감악산에 간적이 있다. 거기에서 6.25때 전사한 무명용사의 무덤이 이장되었다는 표지석을 보았다. 내가 20살 넘어 만난 군에 다녀온 친구들은 모두다 군대 이야기를 그렇게 재미나게 했었다. 그래서 별거 아닌가봐 당연한 거라고----- 그런데 아들이 군에 갈 나이가 되고 무명 용사의 무덤을 보고 생각에 변화가 왔다.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그 군인에 감사하고 이제까지 나라를 위해 싸우신 모든분께 감사하고 군에 갔다 오신분과 갈 청년들께 감사하다. 내가 편하게 쉴수있는 건 그 덕분인걸
- 가상당암문 도착
국녕사사쪽으로 내려갔다. 의상능선과 용이 승천했다는 용출봉을 지나다 보면 늘 큰 부처님의 넓은 등 부분과 머리 부분만 보고 저렇게 큰 부처님을 어떻게? 하며 지나쳤는데 직접와서 만나니 정말 더 크다. 높이가 무려 24m라니 국내 최대의 좌불로 합장환희대불이다. 원래 국녕사는 북한산성을 쌓으면서 절 위쪽 능선에 있는 가사당암문을 지킬 승군을 위해 지은 절로 조선후기 억불정책에 밀려 폐사 되었다가 1998년 복원공사를 했단다.
합장부처님을 만나고 내려오니 커다란 보온물통에 차가운 물이 준비되어 있다. 혹시 모르니 물 공양을 한다. 스님 잘 마셨습니다. 옆에는 에밀래 종만한 큰 범종이 있는데 공명을 좋게하는 구멍도 없고 덩그러니 종만 있어서 쓰임새가 더 궁금했다. 국녕사 계단을 좀더 내려오니 정말 근사한 풍광이다. 백운대 노적동 만경대 원효봉 영취봉 등등----- 이 눈앞에 파노라마로 화-- 악 펼쳐진다. 만약 오르는 길이었다면 풍광은 감상하지 못하고 헉헉 오르기만 했을 것 같다. 여유롭게 보니 더 장엄하고 한폭의 수묵 채색화 같다.
북한산동의 음식점까지 다 내려왔다. `아싸~ 날도 더운데 p사장님이 오늘 갈비사주시기로 했으니 얼른 먹고 남편 보러 가야지` 웬걸 허고문님의 올라야지 한마디 말씀에 다시 대남문 행이다. 날로 젊어지시는지 백두대간 할때 입으셨다는 체크무늬 반바지 차림에 소년같은 걸음걸이로 날렵하고 가볍게 앞서 산을 오르신다. 북한 산성입구에서 오르는 길은 넓고 잘 정비되어 있다. 오르기 시작할때는 내려오는 등산객과 부딪칠까봐 엄청 조심하고 긴장했는데 갈수록 수가 줄어 중턱쯤에는 온 길을 다 내가 차지했다.
가사당암문으로 오르는 길의 물소리는 등산로와 거리가 멀어 아득하게 들렸다면 산성에서 흐르는 물은 계속 옆에서 흘러갔다. 때로는 종알종알 속삭이듯 천천히 때로는 쿵쾅쿵쾅 큰북처럼 가슴을 두두리며 때론 바위를 휘돌아 그야말로 물거품을 황홀하게 만들며 맑고 깨끗한 물의 향연 물소리의 오케스트라 같았다. 흐르는 물소리가 내 걸음걸이에 따라 다 다르니 그저 신기하고 오묘할 뿐이다. 대남문을 오르려니 산길따라 돌다리를 여러번 건너야 했다. 이 길은 폭우가 쏟아지면 발길을 돌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무게가 적게(?) 나가는 내가 떠내려 가면 안되니까
- 잠시휴식 한번쉬고 대남문에 도착
대남문이나 가사당암문이나 늘 내 뒤에서 천사장님이 후미를 보셨다. 사장님이 뒤에 계시니 든든하다. 바짝 오시는 것도 너무 멀리 오시는 것도 아니고 아주 편안하게 오르게 해주셨다. 고맙습니다. 대남문에서는 성루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휴식도 취하고 했는데 보수공사 중이라 철재와 가림막으로 막아놓아 영 낯설고 어설프다.
구기동으로 내려오려면 문수사에 최 회장님이 꼭 다녀오신다. 오늘도 예외는 아닌듯 회장님은 문수사로 우린 등산로로 하산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 허고문님이 문수봉에 최초로 오른 임금님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는데 입력이 안됐다.고문님 다시 한번 알려주세요.
어느새 삼거리. 모두 합류, 문수사에 다녀오신 최회장님은 오늘 시주를 하고 오셨다 했다. 절에서 물이 부족해 수도관을 뚫어야 하는데 기금을 마련 하는 중이라고,,,언젠가 문수사에 가면 물공양도 하고 시주도 해야겠다.
식당도착 늘 다니던 곳에서 맛있게 먹었다. p사장님이 두부과자와 함께 내셨다. 감사합니다.
최근에 산악인 고미영 씨가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해발 8126m)에서 실족 사망했다는 가슴아픈 뉴스를 접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모든 산악인 여러분 4-3-3 분배의 원칙(,4/10 는 정상오르는데 쓰고 3/10은 하산하는데 3/10은 내려와서 생활하는데 쓰시는 것)을 잊지마시고 언제나 안전 산행 즐거운 산행 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