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정기토요산행기
[1324회] 수락산 산행기
1933.01.01 Views 35 정민영
▶ 산행회원: 김유영, 신형건, 오상환, 이동준, 이병덕, 이석희, 정민영, 천승배, 최명애, 허진, 황보태수 외 총 11명
▶ 코 스: 당고개공원-탱크바위-도솔봉-정상-기차바위-석림사
▶ 산행시간: 5시간 30분
지난 달 말 임총무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5월 둘째 주 산행의 안내자를 맡아달라는 내용이었는데, 경험이 없음을 핑계 삼아 몇 번 거절했으나 막내에게 이런 요청이 온 것은 필히 집행부의 어떤 의도가 있음이라 생각되어 수락하게 되었다.
산행 후일담이지만 본인이 안내자로 지정되어 일부러 참석하셨다는 분이 여러 분 계셨던 관계로, 불참석자의 리스트를 작성하여 앞으로 면밀하게 관리할 예정이다.
안내자의 중책을 맡아 미리 답사하여 코스도 탐색하고 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탱크바위에 홈을 몇 개 파 놓으려고 했으나 시간관계상 생략하고, 탱크바위에서 사용할 하네스(안전벨트)를 집에서 한 번 걸쳐보는 것으로 마무리 하였다.
이번에 예고된 수락산은 곳곳에 아리까리한 암릉이 많고, 특히 탱크바위는 우리 산악회에서 초중급자용 릿지연습 코스로 종종 이용하는 곳이다. 작년에 탱크바위를 한 번 오른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니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몸이 달아오른다.
화창한 토요일 오후 당고개역에 신형건, 오상환, 이동준, 이병덕, 이석희, 정민영, 천승배, 최명애, 허진, 황보태수 회원이 모여 산행을 시작하였다. 벌써 여름이 오려는지 내리쬐는 햇볕이 장난이 아니다.









산중턱쯤 오르니 아이스크림 장사가 있었다. 산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여기까지 저걸 메고 올라온 정성이 대단하여 안내자 된 턱을 낸답시고 회원들에게 하나씩 돌렸다.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탱크바위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었다. 회원들 사이에서 탱크바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다. 산행 경험이 별로 없고 이전 수락산 산행에서 탱크바위를 우회했던 최명애, 신형건 회원의 표정이 약간씩 굳어짐을 느낀다. 결국 오랜만에 참석한 최명애 회원은 우회하기로, 신형건 회원은 우리의 꼬심에 넘어가 한번 올라가보기로 결정하였다.
늠름한 허진 회원이 선등하고 이병덕 대장님이 밑에서 같이 확보를 하여 안전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탱크바위는 직벽으로 계속 오르는 코스와 약간 우측으로 이동하여 오르는 코스가 있는데 개인의 컨디션에 따라 선택하여 오르기로 했다. 다음으로 황보태수 회원이 직벽을 치고 올라가 요즘 물오른 암벽 감각을 자랑하였고 천부회장님 또한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셨다.
이렇게 세 분이 위에서 확보를 하고 자일을 내려 나머지 회원들이 오르기 시작하였다. 안전을 위한 확보가 되었으니 이제 가슴속의 두려움을 몰아내는 일이 남았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몸이 흔들리고 경사 70도 이상의 직벽에 매달려 두 손과 두 발끝으로 바위를 듣고 올라가야 하니 자일에 몸을 묶었다하여도 머리속이 하애지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배운대로 몸이 느끼는대로 움직이다보니 직벽을 다 오르게 되었다. 성취감에 몸이 뿌듯해지고 바라보는 경치가 더 멋지게 느껴진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탱크바위를 처음 오르는 신형건 회원이었는데 마음을 독하게 먹고 오르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여러 회원분들의 응원 속에 사투를 마치고 탱크바위에 오른 신형건 회원! 벅찬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늘 저녁을 쏜다는 실언(??)을 하여 안내자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바위 정상에서 우리를 잊지 못하고 찾아온 김유영 회원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수락산 정상을 향해 나아갔다.
큰 고비를 넘은지라 어지간한 암릉은 눈에 차지도 않는다. 우회했던 최명애 회원을 연습시키며 마당바위, 임신바위 등을 거쳐 정상에 올랐다.
상상 외로 시간이 많이 소모되어 6시가 다 되었다. 마지막 코스인 홈통바위에서 같이 줄을 잡고 내려오는데 그 모습이 주렁주렁 연결된 기차를 보는 것 같아 기차바위로도 불리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하산 도중 개울가에서 발을 씻어 피로를 날려보내고 석림사 방향으로 내려왔다. 중간에 일부 가신 회원분들도 계셔서 9명이 수락산장에 들어가 저녁을 먹었다. 주문한 오리탕이 시간이 걸리는지라 거의 한시간 동안 김치와 술만 먹었는데, 요즘 심심치 않게 듣는 술이 늘었다는 반갑지 않는 소리를 또 듣게 되었다.
장암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탈출에 실패하여 노원역 근처에서 맥주를 한 잔 더하고 다음날 집에 도착하였다.
아참! 그리고 “바위가 벽을 둘러치고 있으니 물이 굴러 떨어져 산 이름이 수락(水落)”이랍니다.
추신:
1. 산행했던 5월 9일이 김유영씨 생일이었는데 다른 약속으로 먼저 내려가셔서 축하를 못해드렸습니다. 늦었지만 댓글로 축하해주세요.
2. 천부회장님께서 사진을 잘 찍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3. 신형건 사장님! 저녁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