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토요산행기

[1300회] 특집 칠장산 금북정맥 15구간 산행기

1993.01.01 Views 25 김형재


1300회 기념 산행은 그 의미가 크기 때문에 회원들의 좋은 의견을 수렴하면서 고민 끝에 결국 금북정맥 완주일로 조절하면서 교외 산행으로 결정하여 기념품도 준비하고, 참석인원 동원을 서두르는데 회원들이 협조하여 여느 때보다 이른 수요일에 홈 등록을 완료한 성적이 양호한 편이다. 평소 등록하지 않고 참석하는 허, 이 고문이 등록하면서 시범을 보였다.


집결지에는 5분전에 도착했는데 부지런한 회원들은 모두 도착하여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참석회원 : 김경희, 김미원, 김성옥, 김유영, 김태진, 김현호, 김형재, 김호중, 박문규, 박종관, 박연, 박찬익, 박홍재, 오상환, 유광종, 이병덕, 이석범, 이석희, 이정일, 임승규, 임순재, 임요병, 장은숙, 장정화, 정병국, 조은상, 채호기, 천승배, 허영심, 허창성, 홍순종 총31명이다.


반가운 것은 몇 년 전까지 생사고락을 함께하면서 산행한 3대회장 유광종, 회원 김태진, 박문규, 정병국, 홍순종 사장님이 1300회 산행을 축하하려고 어렵게 시간을 내어 동참하여 특별히 반가웠다. 그리고 의미 있는 1300회 산행을 주도해야 할 회장님이 사정으로 불참한 탓에 주객이 전도되어 이정일 고문이 이끄는 금북정맥팀이 14구간을 완주일로 조절하면서 산행을 주도하였다.


금북정맥 구간은 일반적으로 15구간인데 1구간은 단축하여 14회로 마무리하는 구간은 충청북도 진천군과 경기도 안성시의 경계지역이며. 옥정현 고개에서 칠장산 칠장사까지 도상거리 약 12km에 우리산악회 산행속도 기준으로 시간당 3km이면 4시간 코스이지만 초보자 수준이라면 6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다.


이동하는 버스에서 집행부가 준비한 간식과 김밥, 기념품도 배분한다. 1300회 기념품이 겨울 장갑이다. 2주 전에 최 회장왈 기념품을 5만 원 정도 예상한다고 했는데... 1300회 기념 품 치고는 왠지 빈약한 생각이 든다. 원로 회원들까지 초대해 놓고... 조금은 아쉬운 기념품이지만 성의로 받아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예상보다 도로에서 2시간 30분을 소비하고 옥정현 고개에 도착하여 기념촬영을 하고 11시 30분부터 이 고문이 선두에서 안내하는 길을 따라 가는데 31명이 군대용어로 1개 소대 규모이다 보니 1열종대로 늘어서니 100m 정도의 긴 행렬이 장관이다. 스타트부터 산세가 급경사라 오르는데 장단지가 통증을 느낄 정도이다.














스타트 구간은 낙엽이 쌓인 길을 우리가 처음 지나는 것 같다. 낙엽 밟는 소리가 부드럽지 않고 날카롭게 부서지는 비명소리 같이 들린다. 나는 선두그룹은 의식하지 않고 김태진 회장님 보행에 맞추어 30분정도 뒤따라가는데 무이산 가는 3거리에 도착하여 선두는 보이지 않고 암벽훈련으로 다져진 홍순종이 앞으로 무이산 쪽으로 가는데 느낌이 아니라 지도를 꺼내어 보니 예상대로 잘못 가고 있었다.




아이이~야~야~야 구호로 신호를 보내어 위치를 확인하고, 좌회전하여 선두와 합류하여 함께 가다가 넓은 분지에 낙엽이 발목까지 쌓인 푹신한 곳에서 달콤한 점심과 간식을 꺼내 놓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시장기를 달래다. 각자 준비한 간식과 집행부에서 준비한 김밥과 백설기 떡과 쑥떡까지 음식이 푸짐하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나는 낙엽밟는 소리와 함께 출발과정을 동영상으로 담으려고 촬영하기 좋은 위치를 찾아 나무위에 자리를 확보하고 지나가는 회원들을 촬영하다. 뒤에서 따라가는데 인원이 많다보니 산행속도가 예상보다 지연되어 예상한 시간 내에 하산이 완료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오늘 전체 코스 중 절반 조금 지난 덕성산 까지는 속도가 느린 사람 위주로 산행을 하다가 후미에는 이대장, 임승규 회원이 있고, 선두에 이 고문이 허 고문과 함께 김태진, 조은상 회장이 리드하다가 이 고문이 후미를 살피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가속이 붙어 칠현산(516m) 정상까지 조은상 회장께서 뽑았다. 선두가 속도를 가하니 백두대간팀과 체력이 있는 회원 위주로 선두 그룹이 형성되어 선착한 정상에서 촬영을 하다.



후미가 오는 것을 확인하고 이번에는 허 고문님이 선두로 노익장을 과시라도 하는 듯 젊은 이 못지않은 체력으로 칠장산이 보이는 헬기장에 도착하여 후미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쉬는데 춥기도 하고 지루하니까 체조를 하고 몸을 풀다. 이제 목표 지점이 가까워지고 30분정도 가면 된다는 말에 모두들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오늘 행운녀 김미원씨는 11월 초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였기에 전화로 통성명을 해보니 임요병 회원 소개로 한국출판인산악회를 알게 되었고, 평소 산행한 경험이 있어 가입했다고 해서 1300회 기념산행 이야기를 했는데 용감하게 홈페이지에 등록을 하고 산행에 동참한 여사인데 마음과 몸이 따로따로 이다보니 다리에 쥐가 나 보호하느라 시간이 지연되었다.


마지막산 칠장산 정상을 밟고 칠장사로 갈 거니까 후미는 부상자와 함께 칠장사로 직접 가도록 조치하고 우리는 빠른 걸음으로 칠장산 정상에 올라 기념촬영을 하고, 금북정맥팀 기념촬영하는 사이에 남은 우리는 온 길로 백하지 않는다는 전통을 살려 방향만 잡고 가다보니 한남금북정맥길로 가는데 칠장사 방향과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다시 되돌아가기는 싫고, 따라오던 대원들이 망설일 때 선두에서 자신 있게 리드하는데 박문규, 박연 대원께서 뒤따라와 주어 고마웠다. 의외로 길이 아닌데 낙엽이 무릎까지 올라오는 계곡 길을 미끄러지면서 썰매타는 기분으로 100m쯤 하산하다보니 칠장사 절처럼 보이는 건물이 시야에 들어와 방향만 잡고 가는데 100m 정도가 산죽과 가시덩쿨이 뒤엉킨 밀림지역이다.



그래도 절이 보이니까 가장 지름길이라 정면 돌파로 장해물을 통과하고 나오니 기존 도로가 나타나서 다행이었다. 처음 안내했던 방향으로 가던 대원들과 결국 합류하여 오늘의 종착지 칠장사에 들러 관광하고 촬영하다. 우리나라 명당자리는 모두 사찰이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산 중턱에 넓은 터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칠장사는 최근에 홍길동 영화 촬영지로 더 유명해진 절이었다.




하산이 완료되고 이병덕 대장이 고향이라 잘 아는 민물매운탕집을 예약하여 저녁 식사와 소맥으로 여흥이 고조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니 비주류들은 미리 빠져 나와 버스 속에서 비주류의 애환을 토로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데... 주류들이 버스에 탑승하여 서울로 출발하면서 제 2부는 1300회를 이어온 한국출판산악회의 역사를 되새기며 자축하는 시간으로 서울에 도착하다.





끝으로 오늘 31명 참석자 중 허창성, 이정일, 김형재 3명은 초창기 창설맴버이지만 현재는50여명의 회원으로 증원된 구성원이 일사분란한 조직으로 발전하면서 전통을 이어가는 모습이 아름답고, 대단한 것임을 모두 공감하면서 오늘 개인 회비는 3만원이라고 공지 했는데, 받지 않고 금북정맥 팀과 원로께서 찬조한 100여만 원으로 비용을 충당하게 되어 의미가 있는 산행으로 마무리하면서 더욱 뜻 깊은 산행이었다.

댓글 0개

비밀번호 확인
작성 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