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토요산행기

[1295회] 북한산 가을 산행후기

1993.01.01 Views 17 김형재

지난주 1294회 산행은 25명이 함께하면서 평소 토요산행으로 기록을 세웠는데 이번 주에는 금북정맥으로 나누어 진 상황이라고 하지만 홍사룡, 허진, 김윤배, 김형재, 김호중, 채호기 6명이 등록하여 저조한 참석율이다. 적으면 적은데로 오붓한 산행을 예상하고 불광역 1번 출구로 나오는데 반대편에서 등록하지 않은 박종관 대원이 허진 대원과 함께 오고 있었다.

반갑게 악수로 인사하면서 기다리는 동안 등록한 대원이 모두 합류하여 평소 다니던 길을 무시하고 가까운 산으로 진입하려고 지름길로 오르는데 가을 날씨답지 않게 삼복더위가 무색할 정도로 폭염이 반사하는 지열까지 가세하여 초반부터 지치게 한다. 족두리봉 능선은 작은 소나무들이라 작렬하는 햇빛을 피할 수 없고, 암반들이라 오늘처럼 무더운 날 산행은 이중고로 힘이든다. 










나는 매번 산행시작 30분은 내 건강 체력을 테스트하는 시간이다. 산행중 쉼터에 이르기 전에 평소보다 힘이 들어 보이면 몸 상태가 비정상으로 판단하고, 무엇이 문제였나? 생각하면서 원인을 찾아보고... 평소와 크게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하면 몸 상태는 이상 무로 가볍게 등산으로 땀을 배출하면서 매주 건강검진을 자연을 통해서 받는 셈이다.

이상과 같은 자세로 등산이 몸에 베인 탓인가? ‘산에 가면 힘이 솟는다’ 라는 의미를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예를 들자면 청계광장에서 스타트하여 뚝섬의 서울 숲까지 11.3km이고, 서울 숲의 동물원 위 구름다리를 지나 버스 정류장까지는 12km가 넘는 거리를 비무장으로 디카로 촬영하면서 한번 쉬고 12km를 3시간에 주파를 5번했는데 그때마다 버스를 탈 때 허리가 아파 걷기가 불편했다.

반면에 배낭을 메고 높고 낮은 고개를 수 없이 오르내리면서 평지보다 암릉을 때로는 네발로 온몸으로 힘들여하는 산행은 비무장으로 평지를 걷는 것 보다 힘들지 않으니... 나도 모르게 등산체질로 바뀌었나? 하는 생각을 하면 우리 ‘한국출판인산악회’를 통해서 오늘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 산악회가 고맙기만 하다. 나 혼자 노력으로는 도중에 하차했거나 오늘에 이르지 못했을 테니 하는 말이다.

족두리봉 정상부 소나무 아래 그늘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쉬고 있는데 바람도 없다. 세계적인 경제난에 국내사정이 악화되어 출판업계의 불황을 이구동성으로 걱정들이다. 목표산행을 위하여 배낭을 짊어지고 향로봉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오늘은 유난히 내 외국인들이 많아 보인다.



향로봉을 지나 비봉을 정면으로 보이는 전망이 좋은 쉼터에서 쉬면서 좌로 보현봉, 문수봉, 멀리 노적봉, 만경대, 백운대, 원효능선까지 암반 사이사이에 숲들의 단풍이 붉게 물들어 파란 숲은 찾아볼 수 없다.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는 가을 산행은 생명력이 없어보여 4계절 중에 봄, 여름 다음으로 좋아하는 계절이다.



산행중 단체 기념사진은 당일 코스 중 정상에서 촬영하는데 오늘은 북한산의 단풍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미리하고, 컨디션이 좋은 팀은 비봉을 올라 사진을 촬영하면서 계절을 즐기면서 비봉을 하산하여 사모바위에서 우회한 대원들과 합류하여 목표산행을 위해 발길을 재촉하여 문수봉을 향해 가는데 오가는 등산객들이 많아 우리 일행들도 분산된다.




10여분 정도 가다가 뒤돌아보니 우리일행이 보이지 않는다. 기다리면서 가까이서 보이는 보현봉과 문수봉을 촬영하면서 천천히 가는데도 우리 일행이 보이지 않아도 따라 오겠지 별생각 없이 문수봉 아래 쉼터에 도착하는데 홍사룡 대원 전화가 되돌아오란다. 불길한 생각이 들어 목표산행은 접고 발길을 되돌렸다.



사모바위 지나 문수봉으로 가면 첫 번째 암반지대가 넓게 아래로 10m 펼쳐진 곳에서 발을 잘못 딛고 아래로 굴러 간단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7명이라 함께 갔다면 하산 길에 뒤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앞에서 어떤 형태든지 액션을 취할 텐데 앞서 간 탓에 그러지 못한 자신이 미안하고 후회막급이었다.

다행스런 것은 큰 부상은 아닌 것 같아 오늘의 코스를 변경하여 승가사 방향으로 천천히 하산을 시작하다. 오늘은 다른 등산객이 많아 함께가지 못하고, 분산되어 목표 산행만을 생각하고 앞서 가다보니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를 대비해서 단독산행은 위험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등산 중 추락사고는 내가 선배 입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말은 그 만큼 많은 경험자라는 말이다. 체험을 한 경우와 체험하지 못한 경우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백두대간 6기 대장으로써 체험하지 않아도 될 것 까지 경험하면서 훈장을 하나 더 달았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이기를 권했다.



이제 낮 시간이 많이 단축되어 겨울산행으로 긴 코스를 하려면 쉬는 시간 조절을 잘해야 어둡기 전에 하산할 수 있다. 승가사에서 콘크리트길을 하산하면서 서로를 위하는 배려 속에서 많은 대화를 하면서 하산하는데 채 대장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함께 삼각산 식당에 도착하다.

오늘의 만찬은 오랜만에 참석한 박종관 대원이 제공하여 공금 절약이 되었다. 오랜만에 흑돼지 목살에 소맥과 김치찌개로 여흥을 즐기면서 한국출판인산악회 구성원으로써 우정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오늘 산행은 집행부 임원이 없어도 알아서 참석하여 먹거리를 제공하면서 분위기를 새롭게 띄워 주는 대원이 있어 우리 산악회가 발전할 수 있으며, 저력을 보여 준 산행이었다.



우리는 말로만 그렇고, 실재로는 그렇지 못한 2중적인 면이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적당히 살아가는 사회인데 나는 오늘 출판인으로써, 한국출판인산악회 대원으로써 산행 중에 진지한 대화 속에서 남다른 우정과 신뢰를 확인하였고, 산행 중에 또 다른 교훈까지 얻은 의미 있는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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