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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0회] 광교산 종주 산행후기
2008.02.16 Views 27 imsuy
[1260회] 광교산 종주 산행후기
▶ 산 명 : 광교산
▶ 높 이 : 582m
▶ 위 치 : 수원시와 용인시의 경계
▶ 모임장소 : 수원역 광장
▶ 날 짜 : 2008. 2. 16
▶ 출 발 : 2시
▶ 산행회원 : 이정일, 오상환, 김현호, 장정화, 김경희, 허진, 정민영 외 7명
▶ 산행시간 : 4시간 20분
오전 8시, 배낭을 둘러 메고 집을 떠나는 나를 향해 5학년 딸년이 묻는다.
“아빠, 또 산에 가?”, “응”
“왜 아빤 토요일만 되면 맨날 산에 가? 산이 그렇게 좋아?”, “그럼. 산에 올라가서 좋은 공기 마시면 몸이 튼튼해지고 기분도 좋아져.”
작년 11월 이후 어느덧 토요 산행은 나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오전 9시, 사무실에 나가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커피믹스 세 개로 보온병에 커피를 탄다.
12시, 사무실을 나서며 근무하는 일부 직원들에게 소리친다. “나 놀러 가는 거 아니다. 다 비즈니스야”
서울역 부근 소화아동병원 옆 양평 해장국집에서 우거지 해장국을 시켜 먹고 12시 20분 전철에 오른다. 약 1시간 정도 걸릴 것을 예상했는데 구로역에서 수원행 전철이 오질 않는다. 무려 삼십 여분을 기다렸다가 겨우 탄 1호선은 왜 이리 더딘지 입에서 침이 마른다. “왜 아직 않와유, 다 기다리고 있구먼유” 총무님의 구수한 사투리가 오늘은 매섭게 느껴진다. 결국 이십분이나 지각하여 연신 죄송하단 절을 하고 광교산행 버스에 올랐다.
광교산 입구를 지나친 다음 버스에서 내려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정일 고문님이 지지대고개로 내려가는 종주코스를 제안하여 모두 찬성하였다. 동네 뒷산들이 이어진 것 같은 아담한 산들이 나타난다. 그래도 산이라고 군데군데 눈이 보인다.
오후 3시 30분, 형제봉에 올랐다. “형제봉에 왔는데 김형재 사장님이 없네”라며 누가 한마디 툭 던진다. 형제봉에서 2.5km 떨어진 시루봉으로 향한다. 누가 출판사 사장님들 아니랄까봐 표지판이 잘못됐느니, 글자를 저렇게 쓰면 않된다느니 한마디씩 하신다.
오후 4시 30분, 광교산 본봉인 시루봉에 올라 출판인산악회 깃발을 펴고 기념촬영을 했다. “저 깃발을 안가지고 와서 혼이 난 총무님도 있었을까?” 새삼 궁금해진다. 허진 사장님이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주었다. 디카 파일만 보다가 실물사진을 손에 쥐니 느낌이 새롭다. 연말 총회 때 매회 단체사진을 현상하여 회원들에게 나누어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오후 5시, 노루목을 지나 통신대로 향한다. 광교산은 원래 소나무숲 오솔길이 유명하다던데 날씨가 계속 건조하여 등산로에 먼지만 풀풀 날린다. 앞사람 발끝의 먼지 마시는 것도 고역인데 얇은 흙 밑에 얼어 붙은 눈길이 숨어 있어 연신 미끄러진다. 결국 뒤에 계신 김경희 누님(?)의 비명과 함께 쫘악하고 크게 미끄러지고 말았다. “젊은 사람이라 유연해서 괜찮을거야”라는 말을 들으며 미소를 띠고 일어났지만 사실 무릎을 찍혔다.ㅠㅠ
오후 5시 30분, 헬기장에서 지지대고개로 향한다. 요즘 출판계의 최대 이슈인 선거이야기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고 이정일 고문님이 지금 이 시간 출판사에 어떤 팩스가 도착했다고 중계방송을 해주신다. 선거 때만 되면 왜 이리 난리들인지. 아무 말 없이 모든 것을 벗어 놓고 살 수는 없는 걸까? 출판계의 분란을 잠재울 수 있는 분이 당선되어야 하는데 걱정스럽다.
오후 6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지지대고개를 지나 북수원 톨게이트로 내려 왔다. 버스를 지나쳐 내리는 바람에 종주를 못한 것이 아쉽지만 예상외로 근방에 근사한 오리집이 있어 이정일 고문님 덕에 맛있게 배불리 먹었다.
근처에 대중교통이 없어 콜택시를 타고 성대역에 도착하여 다음 주를 기약하며 각자의 역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갔다. 오늘도 이정일 고문님을 비롯한 여러 선배님들 덕에 즐겁고 무사하게 산행을 마쳤다. 진작 출판인산악회에 들어올 것 하며 탓을 해보지만 앞으로 최소 이십년 이상 산행이 예정되어 있으니 너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