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한북정맥
제2기,한북정맥 제8구간 (축석령~천보능선~샘내고개까지)
2013.01.09 Views 106 산나리
한북정맥,제8구간 (축석령~천보능선~샘내고개까지)
...............언 제 ; 2013년 1월 5일 (서울 영하 -11~13도, 맑음)
...............누구와 : 박종관, 부길만, 이병덕, 이정일,주성필, 천승배 (이상 6명)
...............산행시간 ; 5시간 20분
...............휴식, 식사 ; 시간 분
<07;20~07;40> 합정역~잠수교 남단 U턴 지점 출발
<08;35~09;05> 아침식사 (대박골;의정부시 낙양동 314-4. 전화;031-853-3113)
09;20 축석령 출발
09;28 천보능선 삼거리/좌
09;35~09;47 천보산 3보루(헬기장)
09;52 백석이고개/탑고개 방향
10;36 천보산 6보루/헬기장?에서 우측
11;04 광사 신축터널/광사교차로 이정표
11;36 나리공원/무궁화동산
11;40 고택 홍살문 앞
11;46~12;13 승합차 이용/레이드 우드CC 정문앞
12;15~12;50 점심(미담불고기;양주 광사 654-4. 가보프라자 201호. T;031-841-2521)
13;00 주내 순복음교회 앞 출발
13;20 군부대 철조망
13;40~13;45 군부대 정상(큰테미산)/운동시설
14;12 한승아파트 상가/철도변 따라 우측으로
14;25 철로 지하도 횡단
14;40 샘내고개 도착
<15;50~17;30> 만찬 (길손 ;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 238-7. 전화;031-948-2640
아침 7시 20분에 합정역, 7시 40분에 잠수교 남단 U턴 지점을 출발한 승합차는 1시간쯤 달려 의정부 ‘대박골’식당에 하차한다. 오늘 승합차 기사는 서 부장, 양평해장국으로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서이다.
축석령에 도착한 시간은 9시 10쯤 분이다. 어저께까지만 해도 영하 17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의 추위였는데, 그나마 오늘은 -11~12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무척 다행이다. 사실 27년 만에 불어 닥친 추위라고 하여, 오늘 산행 걱정을 많이 해 오든 터였다.
9시 17분, 축석교회 뒤뜰 공터에는 하얀 눈이 쌓였다. 한북정맥 코스엔 서 너 사람쯤 지나간 발자국이 나 있고, 우리는 이 발자국을 따라 10분 정도, 천보산맥 능선에 올라선다. 좌우로 길이 선명하고 발자국이 많은 것으로 보아 천보산맥에는 많은 등산 꾼들이 몰리는 곳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한북정맥 코스는 여기서 좌측으로 길을 튼다.
천보산은 의정부에서 포천방향으로 가다가 북쪽에 솟아 있는 산맥이다. 조선시대였을까. 어느 임금님이 난을 당하여 이 산에 피신하였다가 목숨을 건졌다. 난이 끝나고 임금이 신하에게 목숨을 건져 준 보상으로 이 산에 금은보화로 치장할 것을 명하였다
그러나 난리 후이고 그 많은 금은보화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 그 이름을 하늘 밑에 보배로운 산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고 간청하여 그때부터 이 산을 천보산이라고 불러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아직 칠봉산으로 부르는 이도 있단다.
경남 남해에 있는 錦山에 대한 유래가 떠오른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보문산 신령님께 기도하면서 소원을 들어주면 이 산을 모두 비단으로 입혀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그 후 이성계가 등극 하고난 뒤 비단 보다는 영원히 변치 않은 이름의 `錦山`이라 명명하였다는 유래를 보면 천보산의 유래와 비슷하다. 錦山의 원래 이름도 普門山이었다고 한다.
9시 35분, 천보산 3보루 헬기장, 오른쪽 아래로는 ‘레이드 우드 골프장’이 하얀 눈에 갇혀 꽁꽁 얼어붙어 있고, 천보산 정상의 송신탑이 손에 닿을 듯 다가온다. 이어 백석이고개에서 탑고개 방향으로 향한다. 오른쪽방향으론 골프장에서 철조망까지 쳐놓고 출입통제를 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직진하여 5~6분 후에 하얀 눈이 쌓인 천보산 6보루에 올라 선다. 정상까지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듯한데, 이곳에서 아쉬운 마음으로 우린 오른 쪽으로 길을 튼다.
그러나 천보산맥은 주위를 둘러싼 지정학적 특성으로 유서 깊은 유형 문화재들이 많다는데, 이를 답사하지 못하여 아쉽기도 하다. 삼국시대 고구려군이 주둔하여 길목과 고개를 통제하던 여섯(6)보루들은 물론, 천보산 아래에 위치한 지금의 회암사는 순조 28년(1828)에 창건한 사찰이다. 그 후 1922년에 봉선사 주지 홍월초 스님이 영성각을 짓고, 지공대사나 나옹대사. 무학대사의 진영을 봉안하여 오늘에 이르는 절이고, 옛 회암사지에는 고려 말 불교계를 이끌었던 고승들의 본거지가 아니던가,
또한 천재 방랑시인 蘭皐, 김삿갓(본명:金炳淵)도 이곳 천보산맥 자락인 회암동에서 태어났고, 근처의 왕숙천이나 팔야리 등등의 지명도 한번쯤 되새겨 볼만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凡人들이 유명 大師들을 이해하려니 참으로 어렵다. 지난여름 호남정맥인 무등산코스에서 柱狀節理의 규봉암을 지났을 때 지공너덜 지대가 나왔다. 이곳이 나옹선사가 지공대사에게 설법을 들었다는 장소라고 하였는 데, 또 지공대사가 좌선하였다는 석불암도 그곳에 있었다. 그렇다면 그 당시의 유명 대사들은 동서남북을 마음대로 오가면서 축지법까지 쓰는 全知全能한 도인인가.
그러나 우리는 정맥종주가 우선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오른쪽 눈길을 헤쳐 나가는데, 급경사에 미끄러지고 넘어지며 가시에 긁히는 것은 이제 예사이다. 다만 목적지만 있을 뿐이다. 오른쪽 발아래 펼쳐진 새로 건설된 고속도로 터널만 보고 가다보니 오늘은 이따금 산 짐승을 잡기 위해 설치 해 놓은 올무에 홀리기도 여러 번이다. 드디어 11시를 막 넘기면서, 신축 공사 중인 광사터널(?)앞에 내려선다.
넓은 고속도로가 아직 개통을 하지 않아 하얀 눈 세상이다. 때 묻지 않은 순백의 도화지에 발자국을 내며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눈을 뭉쳐 보기도 하며 동심으로 돌아간다. 교차로 공사장을 지나 나리공원에 있는 무궁화동산을 거치고 이번에는 고택 홍살문 앞에서 승합차를 호출한다. 여기서 부터는 지루한 아파트 단지를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의미도 없고, 길도 찾기 어려워 차를 부른 것이다.
승합차에 올라 덕현초등학교 앞을 가는 도중, 광사동 가보플라자 2층에 있는 ‘미담불고기집’에서 모처럼 만에 돼지 삼겹살에 소주 한 병을 곁들인다. 딱 한 병이다. 식당 주인은 삼겹살 전문 식당이라며 큰소리치는 데, 실은 아무 특색이나 특별한 것도 없어 보인다.
오후 1시, 주내 순복음교회 앞에 도착하여 오후 등산을 시작한다. 군부대 철조망을 거치고 큰데미산 정상, 운동시설이 있는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다행이도 오늘은 한 낮 기온도 많이 올라 옷을 한 겹 벗을까 말까하는 날씨이다. 이곳 등산길은 누군가가 눈까지 쓸어 깔끔하다.
오후 2가 넘어 한승아파트 상가를 지나고, 15분정도 철길 변을 따라 우측으로 행진하다보니 철길을 건너가는 지하도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지하도엔 흉측한 낙서들이 마구 그려져 있다. 후진국에 온 걸까, 아무튼 눈살을 찌푸린다. 그럭저럭 도로를 따라 목적지 삼내고개에 내려서니 오후 2시 40분밖에 되지 않았다. 1대간 9정맥 중, 오늘이 모처럼만에 널럴한 여유로운 시간이다. 신년 시산회를 겸한 뒤풀이 식당을 찾기 위해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구리수산시장으로 갈까, 의정부 먹자골목으로 갈까, 결국은 이프로(총무)가 제의한 붕어찜으로 낙찰되어 송추CC앞 ‘길손(파주시 광탄면 영장리 238~7. 전화;031-948-2640번)’에 내린다. 20년 전통의 붕어찜 전문식당이란다. 통째로 씹어 먹는 맛도 또한 별미이다. 소주 맥주 막걸리를 겸하여 거나한 2013년의 시산을 이곳에서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