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호남정맥 제16~17구간 (둔병재~묘치재~돗재까지)

2012.08.18 Views 77 慶 雲

 

등록날짜   2012-08-23 오전 11:47:23
제 목   호남정맥 제16~17구간 (둔병재~묘치재~돗재까지)

 

호남정맥 제16~17구간 (둔병재~묘치재~돗재까지)

<첫째 날>

호남정맥 제16구간 (둔병재~묘치재까지)
...............언 제 ; 2012년 8월18일 (34도의 폭염에 소나기 날씨)
...............누구와 : 박찬익, 임승규, 이정일, 조은상, 주성필, 홍사룡 (이상 6명)
...............산행시간 ; 5시간 10분
...............휴식, 식사, 알바 ;

06;00 합정역 출발
06;30 남부터미널 출발 (아침 김밥, 점심 준비)
08;10~08;25 여산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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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10;10 둔병재~도착 출발
10;21 팔각정
10;22 송전탑
10;56 622.8m봉
11;00 임도(좌)
11;31~11;50 어림고개, 마을 들마루
11;52 노송(보호수)
12;16 성산
12;30 억새밭
12;55 암봉(별산?)
12;58~13;43 암봉에서 점심/무인 산불감시탑 앞
13;46 헬기장
13;49 억새밭
14;03~14;17 갈림길에서 휴(후미 기다림)
15;10 (15;35) 묘치 도착 (후미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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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20;30 우리식육식당 / 전남 화순군 남면 사평리 터미널 앞 (061)372-6153
20;50 북촌모텔 / 전남 화순시 남면 사수리 185번지. (061) 374~5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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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6시에 합정역을 출발하여 남부터미널에 정차하는데, 허공주가 등산복차림이 아닌 평상복 차림으로 등장한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밤 심한 몸살로 인하여 함께 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미안해한다. 우리들은 어쩔 수 없이 출발은 하지만 왠지 마음이 무겁다. 본인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더구나 이곳까지 따라와 마무리 정리까지 깔끔히 하고서 출발 차량을 끝까지 지켜보며 손을 흔드는 모습에 모두들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낸다.

차량은 고속도로를 질주하여 여산 휴게소에서 15분 휴식, 오늘은 차내에서 김밥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전남 화순까지 가려면 운행 시간이 너무 걸려 이 달부터는 아침식사를 차내에서 해결하고 40~50분을 단축시켜 볼 작정이다.

그 덕택으로 둔병재에는 아침 10시에 도착할 수 있었고, 10시 10분에 본격 산행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엔 ‘안양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의 매표 직원이 입장료 1000원을 내고 입산하란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이 주둔하던 고개를, 그것도 우리가 휴양 온 것도 아니고 지금은 개인 소유의 땅이겠지만 길이 우선이라고 우긴다. 길 따라 정맥 길을 따라 가는데 그 누가 저지 하느냐며 부당 항의하고 삐죽삐죽 올라가는데, 이번엔 우리 마음씨 좋은 홍사룡, 박찬익 님이 많지 않은 돈이니까 지불하고 가잔다.

편백, 측백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숲속을 걸을 때면 마음도 기분도 상쾌하고, 머리도 맑아진다. 피톤치드의 영향 때문일까. 팔각정, 송전탑을 지나면서는 온통 칡 넝쿨에 딸기 넝쿨과 각종 가시 넝쿨로 뒤엉켜 여느 산과 같지 않다. 특히 오늘의 일기예보는 34도의 폭염경보라고 하니, 덥다 덥다가 아니라, 푹푹 찌는 찜통이다.

얽히고 설켜있는 가시 수풀을 헤쳐가며 어림고개에 내려서니 ‘蔓芝脈;’이란 표석이 뙤약볕 농로 풀섶에 우뚝하게 서있다. 무선 뜻인지?

여기서 오른쪽으로 100여m나오면 화순의 동면과 이서를 잇는 고개, 어림마을 입구 삼거리이다. 마침 느티나무가 있는 들마루에는 노부부가 한가로이 부채질을 하고 있기에 우리가 끼어들어 얘기도 하고 식수도 보충한다.

어림고개를 출발하여 보호수 老松을 지나 또 가시넝쿨 길이 시작된다. 특히 이번 산행에는 산초나무와 딸기 넝쿨, 찔레 넝쿨, 철 망개, 칡넝쿨에 억새풀이 사람 키보다 커서 얼굴과 팔뚝을 긁고, 찌르고, 무릎을 찢는다. 성산(星山)을 지나 억새밭을 뚫어가며 암봉 정상에 서니 경관은 일품인데 햇볕이 너무 뜨거워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다. 3번째 암봉 그늘을 찾아 上衣를 벗고 땀을 짜니 빨래 물 흐르듯 쭈르르 떨어진다.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땀을 흘려본 적이 없다. 上衣뿐만이 아니라 下衣, 팬티, 손 수건 할 것 없이 몸에 걸친 것은 모두가 물에 빠진 걸레이다.

그래도 많이 먹어야 자신을 극복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남부터미널에서 주문한 주먹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특히 오늘은 조은상 님이 더욱 힘들어 하는데, 짝이 없어서 일까. 선풍기 바람의 허공주가 부럽다며 식욕도 여느 때 같지 않나보다.

점심식사를 대충하고 무인 산불 감시탑을 지나는 데, 앞쪽 먼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들린다. 점점 가까히 가까이에서 들리더니 이내 검은 구름이 서서히 닥쳐오고 사방이 어두워지면서 천둥소리가 하늘을 찢는다. 소낙비가 퍼 붓는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우린 그냥 비를 맞는다. 생쥐처럼 그냥 걷기만 하는 데 가시넝쿨마저 앞을 가린다. 얼마나 많은 비가 올지도 모른다.

오후 1시쯤에서 2시 사이다. 능선 갈림길에서 앉지도 못하고 후미를 기다린다. 소낙비안개가 짙게 끼었다 걷히기를 반복한다. 한 시간가량 한바탕 소동을 치고서야 긁히고, 찔리고, 찢겨가며 묘치에 도착하는데, 모두들 꼴이 말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며 웃고 있는 데, 서울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최태경 님이 염려가 되어 건 전화이다. 대뜸 우린 모두가 ‘생쥐’라고 대답하고 나니 더 이상 전화까지 불통된다.

이곳 묘치 삼거리에는 ‘적벽가는길’이란 표지석이 당당하게 서 있다. 적벽은 3개 면(동복면, 북면, 이서면)의 경계점에 위치한 옹성산의 서쪽 절벽이다. KBS드라마 ‘근초고왕’의 도입 화면이 이곳 망향정에서 촬영한 것이며, 절벽의 높이가 1,000척(尺)에 이른단다. 표면이 푸르고 붉어 적벽(赤壁)이라고 하는 데, 石壁을 호남 문장가 최산두(崔山斗, 1483~1536)가 기묘사화로 동복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이곳을 중국에 있는 적벽과 같다고 하여 이름 붙였다고 한다.

이어 석천 임억령(林億齡, 1496~1568)이 적벽동천(赤壁洞天)이라 하였고, 하서 김인후가 적벽시를 읊음으로써 유명 명승지가 되었는데, 1984년 동복수원지 확장공사로 적벽 일부가 수몰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수많은 묵객들이 노루목 적벽, 물염 적벽, 보산 적벽, 창랑 적벽을 노래하였단다.

특히, 물염 적벽 옆 물염정에서는 방랑시인 김삿갓의 시비와 석상이 있는데, 단애절벽 절경에 매료된 김삿갓이 이곳에서 방랑을 멈추고 생을 마감한 곳이다. 그는 죽음까지 객사로 마감하였으니 영원한 발랑객이 되려나 보나.

오후 3시를 넘어 묘치에 내려와 서밧재까지의 戰意(?)를 다시 가다듬는다. 그런데 조은상 님이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짖자고 동의를 구한다.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다. 어정쩡한 시간대에 관광도 마땅찮고, 이번엔 화순 온천으로 숙소를 정할 겸 핸들을 돌렸으나 맘에 들지 않는다. 다행이 적벽은 차안에서나마 멀리서 바라볼 수 있었다.

다시 남면 사수리까지 와서 ‘북촌모텔’이란 간판을 보고 찾아가 서빙 아저씨와 껄끄러운 흥정을 한다. 그리고 겨우 숙소를 정하고 (이곳엔 이 모텔이 유일하다.) 샤워를 하고 나니, 조금 전까지의 힘들었던 기억은 가고 다시 생기를 찾는다.

이제 홀가분한 마음이다. 숙소에서 차를 타고 15분 정도 거리의 사평 버스 터미널 앞 ‘우리식당’이란 곳에서 테이블을 잡는다. 조은상 님의 스폰서로 삼겹살에 푸짐한 반찬으로 소진된 에너지를 보강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살아난다. 그리고 이집 심부름 여학생이 레슬링 국가 대표를 꿈꾸는 광주 체육고등학교 2학년 재학중인 손세련, 앞으로 이름을 지켜 봐 달라며 친절을 베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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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호남정맥 제17구간 (묘치재~돗재까지)
...............언 제 ; 2012년 8월19일 (33도의 폭염)
...............누구와 : 박찬익, 임승규, 이정일, 조은상, 주성필, 홍사룡 (이상 6명)
...............산행시간 ; 7시간
...............휴식, 식사, 알바 ;

05;00 기상
05;50~06;35 아침 (화순군 남면 사평리 / 버스터미널 앞. 동방 슈퍼마켓에서 라면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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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0~07;10 묘치재 도착~출발
07;51 안부 사거리 (주라치 or 주릿재?)
08;35~08;45 천왕산(427.3m)
09;22~09;37 시멘트 길/밤나무단지/통신기지국
09;55 구봉산 갈림길(우)
10;20~10;30 서밧재 도착, 좌측 지하차도 통과
10;41 T임도 좌측
10;48~11;17 광주 학생교육원 등산로 입구
11;26 송전탑
11;37 제1쉼터
11;41 제2쉼터 갈림 길
12;08 능선 삼거리 / (우)성덕마을 3.6km
12;09 천운산 제2봉
12;39~13;19 천운산(604.7m)/컨테이너 산불 감시 카메라 뒤에 정상석/(우)동면 운농리
13;39 능선 삼거리 / 한천휴양림(1.2km)갈림 길에서 직진
13;47 팔각정자/직진 주차장(0.4km),우측 주차장(0.4km)표지목에서 직진
13;55~16;30 돗재 / 휴양림 주차장 도착 (생맥주/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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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16;07 가사문학관 관람 (해설사;이정옥)
17;15~19;35 동산(촌닭요리 전문점) / 광주시 북구 금곡동 334~1. (062)266~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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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벽 5시 반은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았다. 특히 오늘은 어제 오후의 세찬 소낙비 영향인지 칙칙한 날씨에 안개까지 자욱하여 더욱 그러하다. 모텔 문을 열고 막 나오려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카운터 창을 빼꼼히 열고 ‘안녕히 가세요.’라며 상냥하게 인사를 한다. 지난밤에는 삼촌(?)이 무뚝뚝하여 죄송하다면서, 정원으로 따라 나선다. 화분에 기르는 선인장까지 솎아 주며 갖고 가실 분은 가져가 집에서 기르면 재미있다고도 한다. 이 외의 친절에 불만스런 감정이 봄 눈 녹듯 녹는다. 실은 엊저녁 서빙 아저씨(삼촌)의 불친절에 좋지 않은 감정이 약간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사평 터미널 앞, 6시에 아침식사를 예약한 ‘우리식당’에 도착하여 문을 두드린다. 그런데 문도 열어 주지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나그네 갈 길은 먼데 이렇게 낭패를 주다니........

우리가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본 옆집 ‘동방슈퍼마켓’ 주인할머니(72세)가 우리들이 안타까워 보였던지 급한 대로 ‘라면’은 끓여 줄 수 있다기에 이를 주문하여 밥을 말아 식사로 대신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며 그 식당주인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정성껏 차려준 갖가지 반찬에 식사를 마친 후 우선 감사의 뜻에서 식사 금액에 만원을 더 얹혀 주려고 하였으나 손사래를 젖는다. 그래도 억지로 만원을 드리니 돈을 받기 위해 식사를 해준 것이 아닌데, 라며 오히려 미안 해 한다. 이 외의 친절에 아침식사까지 해결하고 ‘오늘 등산 잘 다녀가라’는 인사까지 받고 나니, 아직 순박한 시골 인심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것 같아 한결 발길이 가볍다.

그러나 우리가 예약했던 옆집 ‘우리식당’에선 6시가 넘었을 때 겨우 문을 연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해 하지만, 약속을 어겨 고객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한 불신은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 대원들의 거동이 더욱 우습고 기차다. 그 식당 주인여성은 온갖 변명으로 이 순간을 모면하려고 하는 데, 사네들은 그저 그를 예쁜 여인으로만 대하면서,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그 집을 연신 덜쑥날쑥한다. 더구나 서로 경쟁이나 하듯 말을 시키는걸 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젊고 얼굴까지 예쁜데, 또 그 집안에서 국가대표 운동선수가 몇 명이라나 등등.........

허공주가 없어서 더한 걸까. 오래오래 두고두고 얘깃거리 한 건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며 묘치고개에 올라서니 7시, 그리고 7시1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어제 오후의 소나기 때문에 수풀 잎사귀는 온통 물을 잔뜩 머금고 있다. 그러다가 사람의 발길이 닿으면 바로 물을 쏟아 낸다. 20분도 가지 않아 바지는 금방 물에 빨아놓은 듯 젖게 되고 흐르는 땀과 범벅이 된다.

7시 50분, 안부 사거리를 지나 천왕산에서 휴식을 취하고 또 다른 봉우리에 올라서니 시멘트 도로의 밤나무 농장이다. 오늘 무척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조은상 님과 합류하여 아래에서 치고 오르는 바람을 맞는다. 그리고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구봉산을 오르는가 싶었는데 길은 우측으로 휘어져 목적지를 향한다.

10시20분, 예정된 시간내에 서밧재 도착하여 좌측 지하 차도를 통과한다. 이어 가파르게 봉 하나를 치며 오르는데 숨이 콱콱 막힌다.
‘숨이 막힌다’라는 용어가 보통 쓰이는 문장용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 체력의 한계일까, 아니면 나이 탓일까. 뜨거운 불볕 태양을 등에 업고 바람조차 없는 황량한 비알을 오를 때면 더욱 그렇다. 이래서 일사병으로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는가,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보니 삼각점이 있는 무명봉을 넘어 어느덧 젊음의 광장 ‘광주학생 교육원’내로 들어선다.

10시 48분, 원내 D동에 무턱대고 들어가 시원한 정수기 물을 정신없이 마셔 댄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원내를 바라보니 역시 우리나라는 돈이 많기는 많나보다 라는 생각에 미친다. 사람도 별로 없는 이런 어마어마한 연수원이 왜 필요한지 얼른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제 오늘사이 무척 힘들어 하는 조은상 님은 이제 오늘 일정에 절반은 넘었으니 다 한 것 같다며 한결 마음의 부담을 던 듯 하다. 나도 덩달아 마음이 가볍다. 30분 정도 푹 휴식을 취하고 천운산 제1쉼터를 지나 제2봉을 오르는데, 작란이 아니다. 임승규 님은 너무도 지루하고 힘들어 한 발작 한 발작씩 108번을 아홉 번이나 반복하고 나니 겨우 천운산 제2봉에 올랐단다. 제2봉에서 제1봉까지는 아직 30분, 배도 고프고 불볕 지옥에 땀은 비 오듯 한다.

12시 39분, 604.7m의 천운산 정상이다. 점심으로 준비한 빵과 두유, 초콜릿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며 휴식을 취한다. 이어 주성필 님은 시원한 냉맥주가 그립다며 먼저 하산하고, 6~7분 뒤 조은상, 홍사룡 님이 맨 나중에 선다. 그리고 능선삼거리, 팔각정을 차례로 지나 돗재 한천휴양림 주차장에 내려서니 13시 55분, 총 6시간 45분간의 호남정맥 제17구간을 마무리한다.

이제 마음 놓고 ‘한천자연휴양림’ 썰매 장 매점 앞 들마루에 자리를 펴고 생맥주를 들이키려는데, 먼저 하산했던 주성필 님과 맨 뒤에 섰던 조은상, 홍사룡 님이 알바를 하셨다. 차로 이곳까지 모시고 와 설왕설래하다가 시원한 생맥주를 마음껏 들이킨다. 달궈있는 갈증에 생맥주 진미를 이곳에서 느끼며, 샤워까지 같이하고 담양의 ‘가사문학관’으로 문화 탐방에 意氣投合한다.

의리와 명분의 士林들이 불합리하고 모순된 정치현실을 피하여, 이곳 담양에 樓亭을 짓고, 인제 양성과 詩壇을 결성하여 詩會를 열면서 오늘의 歌辭文學으로 터전을 닦았다. 이서의<낙지가>, 송순의<면앙정가>, 정철의<성산별곡><관동별곡><사미인곡><속미인곡>, 정식의 <축산별곡>, 남극엽의 <향음주례가><충효가> 유도관의<경술가><사미인곡> 남석하의 <백발가><초당춘수곡><사친곡><원유가> 정해정의 <석촌별곡><민농가>, 작자미상의 <효자가>등 이 고장에서 전하는 18편의 歌辭문학을 중심으로 관련된 유물들을 전시한 공간이다.

넉넉한 인심에 풍부한 자연환경을 가진 호남의 들녘에 오늘 해설을 맡은 이정옥 님의 입담 또한 명품을 만났다. 홍사룡 님이 애써 모신 분이다. 그는 무등산 낙조를 바라보며 시의적절한 歌辭를 잘도 읊어댄다. 옛 문장가들의 흉내는 물론, 면앙정가와 성산별곡, 사미인곡 등 고금을 넘나들며 전근현대시의 낭송과 가곡, 판소리, 아리아에서 대중가요, 팔도 사투리에 모노 개그까지.........
그가 풍류를 아는 듯 즐기는 듯 할 때 박찬익 님도 한 마디 거들까 말까 망설인다. 갈 길 바쁜 나그네의 심금을 쥐락펴락하는 제주 또한 뛰어나 보인다.

이거 참, 오늘은 그 해설녀에게 혼을 뺏겨 예정했던 식영정, 환벽당, 소쇄원, 송강정, 면앙정 등은 둘러보지도 못하고 ‘동산식당’에 예약한 닭요리는 또 언제 먹고 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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